*관광대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서울 시내 면세점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늘어나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사로 잡을 수 있는 면세점 입찰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다음달 중에 발표되는 선정 결과에 따라 국내 유통업계의 판도변화까지 예상된다. 이에 주요 기업들의 면세점 전략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합작법인 HDC신라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회장이 손잡았다는 점만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HDC신라의 서울시내 면세점 전략은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을 목표로 삼았다. 최근 면세 시장이 글로벌 사업자간 경쟁으로 확대된 점을 감안한 출사표다.
그만큼 규모 면에서 기존 면세점들을 압도한다. 우선 외형상 부지 면적이 도심형 면세점으로 세계 최대인 6만5,000㎡다. 이 가운데 2만7,400㎡에 글로벌 유명 브랜드가 들어서고 나머지 공간에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와 공조해 관광홍보관, 관광식당 등 연계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규모가 크다 보니 주차 문제도 자유롭다. HDC신라는 넓은 부지를 활용해 대형버스 400여대를 동시에 댈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HDC신라 관계자는 “외국 관광객들은 주로 대형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버스 주차장 확보가 중요하다”며 “많은 버스들이 한꺼번에 주차해도 문제없을 정도로 공간이 넓다”고 설명했다.
HDC신라는 면세점을 통해 한류 콘텐츠 부흥까지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HDC신라는 지난달 말 SM엔터테인먼트와 업무 협약을 맺고 용산 아이파크몰 이벤트파크에 1,500여평 규모로 한류 공연장을 조성한다. 이곳에서 SM 소속 한류 스타들의 공연을 하고 면세점에서 음반과 포스터, 캐릭터 상품 등 각종 한류 콘텐츠를 판매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호텔신라의 풍부한 면세점 경험이 뒷받침되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1월 쟁쟁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세계 최대 허브 공항으로 통하는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내 화장품 매장을 2020년 9월까지 운영할 수 있는 사업권을 따내면서 해외에서도 면세 사업 경쟁력을 확인시켰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지역상권을 포함해 전국 각 지방으로 면세점 사업 혜택이 돌아가는 낙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면세점 부지에 붙어 있는 용산역을 활용해 충청과 호남, 강원 등 각 지방 관광지로 패키지 여행 상품을 확대시켜 지역 경제를 적극 활성화 시킬 방침이다. 여기 맞춰 HDC신라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국 지자체가 면세점 사업에 동참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면세점 주변의 전자상가 일대를 일본의 대표적 전자상가인 도쿄의 아키하바라처럼 개발해 국내 정보기술(IT) 전자 관광 중심지로 부활시킬 방침이다. 따라서 HDC신라는 용산 전자상가와 공동으로 외국 관광객 대상 마케팅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HDC신라 관계자는 “용산전자상가의 부활은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화장품이나 의류 등에 머물렀던 외국 관광객들의 쇼핑을 IT와 전자 제품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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