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행보 이어 취약층 보듬기
취임 2주째에 접어든 황교안 국무총리가 연일 낮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거부권 정국과는 거리를 둔 채 메르스 대응과 민생 현장을 챙기면서 국정 2인자로서의 본분을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황 총리는 29일 취임인사차 이희호 여사와 전두환ㆍ이명박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를 예방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황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전례 없는 메르스 사태로 어려운 국정 상황에서 총리로 취임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침체된 경제 활성화와 국민 행복 달성을 위해 국가 원로분들의 경험과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인 만큼 앞으로 많은 격려와 조언을 당부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메르스 사태 수습에 ‘올인’했던 황 총리는 지난 주 중반 상황이 한풀 꺾이자 민생 챙기기에 가속도를 붙였다. 취임 후 두번째 맞은 지난 주말에는 혹서기를 앞둔 취약계층 보듬기에 나섰다. 28일 황 총리는 서울 용산구 쪽방촌 거주민 편의시설인 동자희망나눔센터를 찾아 독거노인들에게 안부를 묻고 냉방시설의 가동 상태를 살펴본 데 이어 조손가정에 들러 70대 할머니의 건강을 살피고 10대 남매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어려운 환경에 놓인 분들을 따뜻하게 품어줄 수 있도록 관계기관은 물론, 민간의 세심한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날인 27일에는 영등포구 노숙인 무료급식시설에서 자원봉사자들과 배식 활동을 했다. 앞서 26일에는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을 찾아 배추, 무 등 최근 가격이 불안정한 채소들의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신당동 소공인 집적지구와 떡볶이 골목을 방문한 자리에서 "관계부처는 정부 정책이 메르스로 위축된 서민경제 활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취임 첫날인 18일 취임식도 미룬 채 메르스 대응 현장부터 찾았던 황 총리는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범정부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한편 현장을 놓지 않았다. 황 총리의 두드러진 민생 행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취임사에서 ‘국민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힌 바와 일맥상통한 것”이라며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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