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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에 한발 더… 은행영업 중단 증시 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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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에 한발 더… 은행영업 중단 증시 휴장

입력
2015.06.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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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인출액 제한조치 긴급 발동

유럽 주요 증시 3~5% 폭락

메르켈 "유로화 실패 땐 유럽도 실패

국민투표 후 협상 원하면 응할 것"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이 29일 벨기에 브뤼셀의 EU집행위원회 본부 프레스 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국기 앞에 서 있다.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이 29일 벨기에 브뤼셀의 EU집행위원회 본부 프레스 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국기 앞에 서 있다.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유로(약 1조9,000억원)를 상환해야 하는 날이 29일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 간의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 상태에 놓이면서 유럽 주요 증시가 3~5%까지 급락했으며 아시아 증시 역시 하락세로 마감하며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그리스 내에서 주말 동안 돈을 찾기 위해 현금인출기 앞이 장사진을 이루는 등 혼란이 계속되자, 그리스 정부는 다음달 6일까지 은행영업 중단과 예금인출 제한 조치를 긴급 발동했다. 또 증시도 이날부터 휴장에 들어갔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리스의 국민투표 부결이 의미하는 것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그리스 국민들에게 찬성에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로화가 실패(난파 또는 좌초)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며 “그리스가 국민투표 이후 협상 재개를 원한다면 우리로서는 당연히 그러한 협상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통화에서“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액의 증액을 거부해, 그리스 금융시장을 마비시키는 것은 5일 국민투표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유럽의 민주주의 전통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정부는 29일 관보를 통해 은행 영업중단 조치를 적어도 국민투표 다음날인 내달 6일까지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 협상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다음달 5일 국민투표를 실시해 결정할 계획이다. 이때까지 은행 업무를 동결해 금융 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막겠다는 조치다. 여기에 그리스 교통부는 대중교통을 이날부터 내달 6일까지 무료로 운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보에 따르면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하루 동안 인출할 수 있는 금액은 60유로(약 7만4,000원)로 제한된다. 다만 그리스를 여행중인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은행 현금인출 제한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은행 영업중단 기간에도 그리스 내에서의 인터넷 뱅킹은 허용되지만 해외로의 자금 이체는 금지된다.

은행업무가 중지된 첫날인 이날 그리스 은행들 앞의 ATM에서는 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으며 ATM 내 현금이 금방 동나 사람들이 다른 ATM을 찾아 전전하기도 했다. 현금을 구하지 못한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은 관광을 포기하고 귀국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부가 30일까지 IMF에 15억유로(약 1조9,000억원)를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당장 국가 디폴트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7월 10일 단기국채 20억유로 상환을 비롯해 채권 상환일정이 줄줄이 이어져 있어, 채권단과의 협상이 조기타결 되지 않는 한 조만간 디폴트 선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실시될 국민투표의 결과가 사태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전까지 협상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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