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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연맹 "최선 다하지 않는 감독에게 설명회 요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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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연맹 "최선 다하지 않는 감독에게 설명회 요구할 것"

입력
2015.06.2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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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ㆍ승부 조작 방지 초강수

각 구단 감독들은 거센 반발 예고

전창진 감독 '자격 심의' 진행키로

김영기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29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최근 불거진 프로농구의 불법 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기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29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최근 불거진 프로농구의 불법 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농구연맹(KBL)이 앞으로 모든 경기에 적극 개입하는 방식으로 불법 도박 및 승부조작을 방지하겠다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10개 구단 감독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기(79) KBL 총재는 29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농구계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2013년 강동희 감독 사건 이후 환골탈태하겠다는 각오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전창진 감독이 진위 여부를 떠나 또다시 의혹에 연루됐다는 것만으로 참담한 심정이다. 농구팬들께 다시 한 번 깊은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전 감독에 대해서는 조만간 감독 자격 심의를 진행할 것이며, 올 시즌부터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감독에게 설명회를 요청해 그에 따른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창진 감독, 일시 자격 정지 가능성 커

전 감독은 부산 KT 감독 시절인 2014~15시즌 2∼3월 중 열린 다섯 경기에서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어 2배 가까운 부당 이득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 감독이 3∼4쿼터에 후보 선수를 투입하며 일부러 패배를 유도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25일 경찰에 출석한 전 감독은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내달 1일 재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KBL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내부 규약에 따라 전 감독의 ‘감독 자격 심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조만간 재정위원회가 열리고, 이사회에서 전 감독의 운명이 최종 결정된다고 밝혔다. 1998년 최희암 연세대 감독이 부정선수 기용으로 일시 자격 정지를 받은 뒤 역대 두 번째로 감독과 관련해 재정위원회가 소집된다.

KBL은 전 감독에게 ‘공식경기에 임할 때 최강의 선수를 기용해 최선의 경기를 하도록 해야 한다’는 규약 17조를 적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감독, 코치는 KBL 및 구단의 명예를 선양하고 모든 경기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규약 70조도 전 감독의 자격을 심의할 때 고려된다.

김 총재는 “전 감독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법적 결론이 날 때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 KBL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자체적으로 규약 위배 여부를 따지겠다”며 “다만 이 자리에서 전 감독이 규약을 위배했는지 여부는 밝힐 수 없다. 재정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 징후 포착되면 감독 설명회 개최

KBL은 강동희 감독에 이어 전창진 감독까지 불법 도박 및 승부 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난감한 입장이다. 최근에는 수도권 모 선수가 불법 도박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결국 KBL은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팬 모니터링 제도 도입 ▲연대 책임제 도입 ▲불법행위 예방 교육 및 홍보 강화 ▲구단별 자정 캠페인 시행 등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팬 모니터링 제도이다. 쉽게 말해 농구팬이나 전문가를 배심원으로 위촉해 모든 경기를 비디오 분석한다는 것인데, ‘불성실 경기’라는 평가가 나오면 감독을 불러 설명회를 갖겠다는 것이 KBL의 계획이다. 김 총재는 “누가 봐도 작전 타임을 불러야 하는데 부르지 않고 넘어갔다 등의 상황을 문제 삼을 것이다. 불법 도박과 승부 조작이 판치면서 이제는 감독에게 설명 요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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