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라는 말이 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40대 가장들은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야 하기 때문에 아플 수 도 없다.
그런데 정작 우리 몸은 40이 넘으면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40년이나 썼기 때문에 고장이 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40대에 진입하면 손에도 질병이 생긴다. 손은 작은 근육과 관절로 이루어져있으며 섬세한 운동을 할 수 있다. 많은 움직임에도 쉽게 피로해 지지 않는 작지만 강한 인체다. 그러나 중년에 접어들어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고 같은 작업을 해도 손이나 손목에 무리가 느껴질 수 있다.
정재훈 안산예스병원 원장은 손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을 찾을 것을 주문한다. 정원장은
"손은 과도한 노동을 한다. 손이 불편하면 생활자체가 어렵다. 손에 이상이 생기면 고민하지 말고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40대 아버지들의 손에 올 수 있는 질병을 정리했다.
▲손가락이 저려요
손목 터널은 손목과 손을 연결해 주는 부위에 뼈와 인대로 형성된 작은 통로로, 많은 힘줄과 신경이 지나간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반복적인 손목 사용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힘줄이 부어 정중 신경을 압박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원래의 명칭은 따라서 '수근관 증후군'이 정확한 명칭이며 과거에는 손목을 과도하게 쓰는 40대에서 나타난다. 요즘은 컴퓨터 사용이 많아짐에 따라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요리사·사무직 종사자 혹은 운동을 즐겨 하는 사람에게도 나타난다. 증상은 엄지 손가락부터 4번째 손가락이 저린 증세가 나타나며 증상이 심해지면 반대편 손으로 손을 주무르거나 손을 털어서 증세를 완화시키려고 한다. 밤에 자다가 깨는 경우도 있으며 물건을 간간히 떨어 뜨리기도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손목 신경이 압박돼 발생하므로 손목을 많이 쓰는 경우는 손목 아래에 적당히 쿠션을 적용하여 손목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게 하든지 작업 전·후에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소염제 복용이나 물리치료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증세가 악화될 경우는 손목 터널 안에 염증 주사 치료를 시행하기도 하며 근본적인 치료는 손목의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손바닥 인대를 간단히 내시경을 이용하여 절개 하면 재발 없이 병을 치료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목디스크 증세도 손가락에 저림 증세처럼 나타날 수 있으니 꼭 감별 해서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
▲손가락 움직일 때 소리가 나요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을 굽힐 때 인대가 이탈되지 않도록 손바닥에 위치한 도르래를 지난다. 이때 힘줄이 굵어지거나 도르래에 염증이 생기면서 두꺼워져 힘줄이 마찰을 일으키면 갑자기 '딱'하는 느낌과 함께 손가락이 펴지거나 구부러지는 병이다. 선천적으로 도르래가 굵게 태어나는 유아들도 있지만 골프채를 강하게 잡거나, 검도를 하는 40대 이상에서 많이 나타난다. 부위는 엄지 손가락이나 3번 4번 수지에 주로 생기게 된다. 총 방아쇠를 당길 때 '뚝'하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하여 '방아쇠 수지병'으로 명칭되었다. 소염제등의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제제를 섞어서 1-2차례 정도 도르래와 인대 사이에 초음파로 확인하며 주입해줄 수 있다. 이렇게 보존적 치료를 해도 다시 재발을 할 경우는 1cm 피부절개를 통해서 도르래를 절개 하면 손가락을 굽힐 때 쓰는 힘줄이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도록 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손바닥에 딱딱한 게 있어요
손바닥에 딱딱한 게 만져지면서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 '듀피트렌 구축증'( Dupuytren's contracture)도 발생한다. 손바닥에는 인대를 덮고 있는 근막이 있다. 원인은 잘 알 수 없지만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 병으로 손바닥에 있는 막이 반흔조직으로 바뀌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남자에게 많이 나타나며 병이 진행함에 따라서 손바닥 근막은 더 딱딱해지고 섬유화가 진행된다. 주로 4~5번째 손가락에 많이 나타난다.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이 병을 앓았다. 딱딱해지는 기간은 몇 년 동안 천천히 진행될 수 있으나 급작스럽게 진행하기도 한다. 위험인자는 40세 이상인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60-70%정도 나타날 수 있다. 당뇨·간질·간경화가 있는 환자 그리고 술을 많이 먹는 알코올중독자에서 연관되어 나타난다. 심하면 손가락이 구부려져서 펴기가 힘들 때도 있다. 치료는 진행을 막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지만 현재는 수술적으로 손바닥과 손가락 바닥에 딱딱해진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 치료다.
▲손가락이나 손목에 덩어리가 만져져요
종양을 의심해야 한다. 먼저 양성 종양으로 결절종이 있는데 아무 증세 없이 손목이나 손가락에 종물이 만져지는 경우가 있다. 다쳐서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원인이 확실하지 않아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일반인들은 물혹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끈적끈적한 액체가 담겨져 있고 힘줄을 싸고 있는 막에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젤리같은 액체가 들어있는 부위를 눌러서 작아 지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손을 많이 사용함에 따라서 다시 커져서 오는 경우가 많다. '결절종'이라고 하며 크기가 큰 경우는 손목을 사용할 때 통증이 동반되는 불편한 감이 있을 수 있으나 간혹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 만져보면 말랑말랑한 느낌을 가지고 있고 초음파나 MRI로 진단한다. 크기가 크지 않아도 뿌리는 관절 안까지 연결 되어 있어서 실제 수술해보면 크기는 겉에서 보는 것보다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옛날에는 악마라고 여겨서 성경책을 내려쳐 없애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실제로 파열이 일어나서 치료가 될 수 있다. 주사기로 치료를 해도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어서 증상이 없으면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신경증세나 불편 감이 많은 경우는 수술적으로 결절종을 제거해야 한다.
그 외에 손에 생길 수 있는 종양으로 손의 인대를 싸고 있는 건초에 잘 생기는 거대 세포종과 손톱 밑에 까맣게 생기는 사구체 종양 (glomus tumor), 손가락 뼈에 골절을 일으키는 내연골종 (enchondroma) 등이 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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