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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Nonsensical Sentences and Grammaticality 의미 형성과 문법

입력
2015.06.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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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 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촘스키 교수가 1955년 언어 이론의 논리 구조에서 인용한 문장 하나가 있다. ‘Colorless green ideas sleep furiously.’요리조리 분석을 해봐도 문법적으로 하자를 찾을 수가 없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뜻을 간파할 수가 없다. 이 문장은 원어민 누구라도 평생 한번도 써보지 못하고 쓸 이유도 없는 억지로 만들어낸 ‘설명을 위한 가상의 문장’이다. 위의 문장 구조를 그대로 두고 단어만 치환해보면 ‘Tiny white mice run quickly’같은 문장이 가능해지고 ‘조그만 하얀 쥐가 빨리 달린다’는 의미가 형성된다. 즉 문법 구조상 옳은 문장도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 문장은 문장으로서의 가치가 없고 맹탕 문장으로 남게 된다.

또 다른 예로 ‘TV shows on radios are lazy’를 보면 주어 동사 보어 구조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라디오에 나오는 TV 프로그램은 따분하다’는 의미가 이상하게 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비디오 특성의 TV 프로그램이 오디오만 나오는 라디오에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장에서도 TV를 Some이라는 단어로 교체만 해도 ‘일부 라디오 프로그램은 듣기에 따분하다’는 의미가 제대로 만들어진다. 이처럼 문장 구조에는 하자가 없지만 의미 형성이 안 되는 것을 Gibberish(횡설수설)라고 부르는데 역설적으로 ‘문장 형성의 이유와 기준’이 문장 구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뜻이 내재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영국의 철학자겸 논리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만들어 낸 문장도 유사한 예다. ‘The current king of France is bald’는 현재의 프랑스 왕이 대머리라는 것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지금 프랑스는 왕조가 아니라 대통령제 국가다. 의미 형성은 ‘논리적 합치’가 있어야 하는데 논리는 문법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한 대목이다.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가 ‘A woman without her man is nothing.’이라는 문장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자 어느 남학생은 ‘A woman, without her man, is nothing’처럼 comma를 활용하여 적음으로써 ‘여자는 자기 남자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여학생 하나가 일어나서 ‘A woman: without her, man is nothing’처럼 적었는데 ‘여자는 말하길 자기네 없으면 남자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의미를 만든 것이다. 의미가 애매 모호하거나 ‘말이 되지 않는 문장’은 문법구조상 잘못이 없어도 문장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반면 구어체를 녹취해보면 구조가 산만하고 정리되지 못한 문장이 많지만 speaker의 의도나 메시지가 제대로 전해지는 경우가 있다. 의미도 문법도 제대로 갖춘 문장이 이상적이겠지만 굳이 따진다면 문법적 구조가 옳은 문장보다는 다소 엉성해도 의미가 전달되는 문장이 낫다. 이런 이유로 구어체에서는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고 하자가 많아도 크게 문제를 삼지 않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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