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포수로는 역대 최고의 타격 성적을 써 내려가던 강민호(30ㆍ롯데)의 몸 상태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근육 파열은 피했지만 왼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끼고 있어 당분간은 마스크를 쓸 수 없을 전망이다.
강민호는 지난 27일 사직 넥센전에서 6회말 상대 선발 벤헤켄의 공을 때리던 중 왼 허벅지 뒤쪽을 부여 잡았다. 낮은 공에 방망이를 휘둘렀는데 순간 근육에 무리가 찾아왔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다행히 근육 파열은 피했다. 순간적인 경직으로 통증이 발생했다"면서 "휴식과 출전 조절로 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강민호는 28일 넥센전에서는 마스크를 김준태에게 맡기고 휴식했다.
햄스트링 부상은 쉬는 것만이 답이다. 마스크를 쓰고 홈 플레이트 뒤에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기란 불가능하다. 3루수 황재균도 지난달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수비는 하지 못했다. 지명 타자나 대타를 통해 연속 경기 출전 기록을 이어갔다.
포수는 3루수보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 9회까지 150개 안팎의 공을 받아야 하며 블로킹, 도루 저지 등 할 일이 많다. 통상 각 구단 안방 마님들은 한 경기가 끝나면 녹초가 된다고 한다. 무릎이나 허리가 고질적으로 아픈 선수도 많다. 롯데는 특히 이동거리도 상당하다. 지난해까지 한화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장종훈 타격 코치는 "도대체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야구를 하냐"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강민호는 29일까지 규정 타석을 채운 리그 포수 가운데 타율을 제외한 모든 공격 부문에서 1위다. 팀이 치른 73경기 중 67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3할2푼3리(217타수 70안타)에 24홈런 60타점 36볼넷, 출루율 4할3푼9리에 장타율 7할을 기록했다. 두산 양의지(0.329)보다 타율만 약간 낮을 뿐, 포수로는 사상 첫 3할-30(홈런)-100(타점)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67경기 중 64차례 선발 마스크를 쓴 탓에 몸에 무리가 찾아왔다. 두산에는 최재훈이라는 든든한 백업이 있고 NC도 베테랑 용덕한이 김태군 뒤에 버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롯데에는 그의 체력을 안배해줄 만한 마땅한 백업 포수가 없다. 안중열과 김준태는 좀 더 성장해야 한다.
이종운 롯데 감독도 장성우가 있을 때는 시즌 초반 27경기 중 5경기를 장성우에게 맡겼다. 그 사이 강민호는 누적된 피로를 풀고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kt와의 트레이드 후 강민호는 본인 의사에 따라 출전을 강행했고 결국 운동 선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햄스트링 통증이 찾아왔다. 최근 불거진 '승리 수당' 논란 속에도 나름 투타 밸런스를 찾아가던 롯데가 안방 마님의 부상으로 또 한 번 위기에 놓였다.
사진=롯데 강민호.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