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임권택 봉준호와 배우 최민식 송강호, 재미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문가 김상진 5명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신규 회원으로 동시에 지명됐다.
AMPAS가 25일 오전(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발표한 올해 신규 회원 명단 322명에 임권택 감독 등 한국인 5명이 포함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AMPAS는 “영화에 두드러진 공헌을 한 322명의 영화인에게 AMPAS 회원 가입 초청장을 보냈다”며 “이들이 지명을 수락하면 신규 회원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영화인들이 AMPAS 회원으로 지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영화인 5명의 AMPAS 회원 동시 지명은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상승한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AMPAS 회원에 지명된 한국영화인 5명은 그 동안 국제적 인지도가 높았던 인물들이다. 임 감독은 ‘취화선’으로 칸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받았고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에 해당하는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영화를 선구적으로 세계에 알려왔다. 봉 감독은 ‘괴물’로 세계 영화계의 호평을 이끌었고, ‘설국열차’에 할리우드 유명 배우를 대거 출연시키며 국제적 인지도를 인정받았다. 최민식 송강호는 ‘올드보이’와 ‘밀양’ 등에 출연해 세계 영화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김상진은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며 ‘빅히어로’ 등 유명 얘니메이션의 캐릭터를 개발해 명성을 쌓았다.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톰 하디, 로자먼드 파이크, 대니얼 래드클리프, 미국배우 크리스 파인과 ,J. K. 시몬스, 엠마 스톤, 영국 감독 조 라이트,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 등이 한국영화인 5명과 함께 회원에 지명됐다.
AMPAS 회원은 아카데미영화상 후보작과 수상작 투표, 임원 선출 등 AMPAS의 주관 행사와 여러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임 감독 등 5명이 AMPAS 정식 회원이 되면 아카데미상 외국어상 후보 선정 등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진출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영화는 아카데미상 외국어상 후보에 오른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
AMPAS 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뒤 AMPAS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AMPAS는 매년 신입 회원을 선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71명을 신입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AMPAS는 전통적으로 미국 영화인을 회원으로 선정해왔고 아카데미상은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해왔으나 최근 국제화의 경향에 따라 외국인과 외국영화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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