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GA’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가 일간지 건강기사 속에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SGA는 ‘Small for Gestational Age’의 머릿글자로, ‘저체중 출생아’의 뜻이다. 의학적으로 ‘저체중’은 날 때 체중이 2.5g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가운데 저체중아의 비율은 2013년 기준 5.5%다.
작은 몸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커서도 그런 건 아니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의 10명 중 8명가량은 이른바 ‘따라 잡기 성장(catch up growth)’을 통해 2세 무렵까지는 또래의 평균치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결국 문제는 저체중아로 태어나 따라 잡기 성장마저 실패한 나머지 1~2명가량의 아이들이다. 이런 경우에는 ‘SGA성 저신장증’이라는 병적 진단이 내려진다. 일반적으로 여자는 15세, 남자는 17세 무렵이 되면 모든 성장판이 닫히면서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는데, SGA성 저신장증 아이들은 사춘기가 평균보다 조금 빨리 오는 것으로 보고됐다.
소아내분비 전문의들에 따르면, SGA성 저신장증 진단이 내려졌다고 해서 곧바로 치료를 시작하지는 않는다. 보통 4살 무렵까지는 성장 패턴을 추적 관찰한다. 4살 이후에도 또래에 비해 현저히 작은 몸집이라면 치료에 들어간다.
치료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것이다. 성장호르몬 치료제는 다양한데, 노디트로핀노디렛주(이하 노디트로핀)가 대표적이다. 이 치료제가 널리 알려진 이유는 올해로 출시 26년이 됐을 정도로 오래된 데다, 전 세계적으로 처방 1위에 올라있어서다. 노디트로핀을 SGA성 저신장증 아이들에게 장기간ㆍ지속적으로 투여한 연구결과, 98%가 최종적으로 목표치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체질량지수(BMI) 개선과 골밀도 향상, 혈압 개선 등 효과도 보였다.
성장호르몬 치료를 위해서는 갑상선 및 간 기능, 성장호르몬 관련 인자 등에 대한 사전 검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지난해부터는 저체중 출생아가 만 4세 이후에도 저신장 상태를 유지할 경우 보험 급여가 적용돼 부담이 낮아졌다.
송강섭기자 eric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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