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최고위 당무 거부 계속
대여전략 세우기에 차질 우려
‘거부권 정국’에서도 당직 인선을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계파갈등의 앙금을 털어내지 못한 문재인 당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어정쩡한 공조 속에 대여전략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측 의원들은 26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대책 논의를 위해 열린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 회의 초반에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야 모습을 드러낸 이 원내대표는 당무 복귀를 묻자 “중진의원들께 보고를 한 것 뿐”이라며 최고위 불참은 유효하다고 선을 그었다.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강행에 반발해 온 이 원내대표는 전날 심야 최고위원회도 불참하고 수석부대표실에서 24시간 농성에 돌입했으며, 전병헌 최고위원 등이 참석을 권유하러 왔지만 거절했다. 문 대표도 최고위 후 원내대표실을 찾았으나, "수석부대표실에 머물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는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
이 원내대표가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해 문 대표 측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전날부터 최고위원으로서의 당무 거부를 선언했지만 국회법 거부권 사태로 내분이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연 이틀 투톱이 어정쩡한 ‘따로 또 같이’ 행보를 보이면서 당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투톱이 의기투합해 총력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적전분열로 위기를 자초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주류 다수가 불참한 연석회의에서 신기남 의원은 “원내대표가 (회의에)안 나왔다”며 “국민이 우리 당에 가장 바라는 건 안정이다. 빨리 복귀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투톱 갈등의 장기화는 당 뿐만 아니라 두 대표 모두를 위기에 빠뜨리게 할 것이라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4ㆍ29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문 대표는 끊임없이 리더십 부재라는 당 안팎의 비판을 받으며 흔들리고 있고, 이 원내대표도 취임 두 달이 가까워지도록 예결위원회 위원 인선도 매듭짓지 못한데다 황교안 총리 인사청문회와 이번 국회법 개정안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에 문 대표는 25일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임명했지만 사의 의사를 밝힌 김관영 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등 상황 수습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도 거부권 대책에는 문 대표와 직접 만나 전략을 세우며 균열음 최소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갈등이 사실 상 각 계파의 대리전 성격을 갖고 있어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비주류측 3선 의원은 “머지 않아 거부권 정국이 마무리된 후 이 문제는 얼마든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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