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조수로 낙인 찍힌 지 6년째, 오랜만에 지하철역에 내려와 파닥거렸더니 기생충이라도 옮겨 붙을까 봐 기겁들을 한다. 언제는 평화의 상징이라더니 이젠 아예 골칫덩이 취급이다. 얼마 전 유일한 휴식처였던 고가도로마저 앉지 못하게 피아노 선을 설치한 얄미운 인간들. 문득 조류독감이 유행하던 때가 생각난다. 마치 바이러스 전파의 주범인양 나를 멀리 하고 구박하더니 요즘엔 자기들끼리 비슷한 행동을 주고받고 있다. 그러고 보니 비를 피하느라 사람 피하는 걸 깜빡 했다. 요즘 낙타 다음으로 위험한 게 ‘사람’이라는데, ‘나, 이대로 끝인 걸까?’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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