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장 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그 동안 치료를 받아 온 한국인 K(44)씨가 26일 퇴원하며 편지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중국 국가위생가족계획위원회는 이날 K씨가 퇴원, 한국으로 귀국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K씨가 꽃다발을 받고 퇴원하는 장면과 함께 K씨가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편지로 써 건넸다고 전했다. K씨는 이 편지에서 “병원에 처음 온 날 과연 이 병을 이겨낼 수 있을지, 낯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두려움과 외로움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적었다. K씨는 그러나 “몸이 점점 치유되며 서서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통하지 않는 말을 들어주고 약을 챙겨주며 청소도 해주고 밥도 챙겨 준 간호사들이었다”고 밝혔다. K씨는 이어 “한 달이란 시간 동안 나를 지켜준 것은 이곳의 간호사들이었다”며 “그리고 의사 선생님들도 매일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희망을 주셨다”고 강조했다. K씨는 “이 곳은 내가 평생 잊지 못할 병원이 될 것”이라며 “저를 치료해주고 간호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썼다.
그러나 중국 인터넷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라이충후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K씨가 퇴원한 것은 다행”이라며 “그러나 그가 병을 숨긴 채 중국으로 들어온 데 대한 책임은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K씨의 치료비를 받지 않고 퇴원시킨 데 대해서도 ‘위더훠산’이란 누리꾼은 “매년 중국에선 수 많은 이들이 돈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숨진다”며 “한국인 한 명을 위해선 너무 많은 돈을 쓴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간싱더중쯔’라는 누리꾼도 “염치가 없는 K씨에 분노를 느낀다”는 댓글을 달았다. 한 네티즌은 “광둥성이 메르스 우려에서 탈피하게 된 것에 대해 축하한다”고 썼다.
지난달 29일 중국 출장 중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K씨는 그 동안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최근 3차례에 걸친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하게 됐다. K씨는 이날 오후 귀국했다. 중국 정부는 K씨의 치료비 전액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일부 중국 매체들은 치료비가 800만위안(약 14억4,0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도 국내 체류 중인 중국 국적 메르스 환자(93번)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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