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제한급수 해제… 영동 가뭄 끝
충북 52㎜ 내려 농작물 피해 해소
올해 장마 강수량 평년보다 적을 듯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25~26일 단비가 내려 전국 대부분 지역이 가뭄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강원 영서, 경기 북부, 인천 도서 지역 등은 강수량이 적어 완전 해갈에 미치지 못했다. 전국에 비를 내린 장마전선은 당분간 소강상태에 접어들어 27일 경북 동해안과 강원 영동 등을 제외하고는 전국 대부분 지역이 맑은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장마는 강수일수가 평년보다 적고 강수량도 평년에 못 미치는 ‘마른 장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각 시도에 따르면 사상 최악의 가뭄에 신음하던 강원 영동지역은 이번 비로 완전 해갈됐다. 속초시는 주민 상수원인 쌍천의 수위가 높아지자 이날 제한급수를 해제했다. 속초시는 오랜 가뭄으로 취수원이 말라붙자 지난 17일부터 하루 8시간 제한급수를 시행해왔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단지인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농가들도 이번 비로 해갈에 큰 도움을 받았다. 이장 이정수(58)씨는 “시청과 군부대의 급수차로 해발 1,100m의 배추밭까지 물을 나르느라 온갖 고생을 했다. 다행히 어제 오늘 100mm가까운 비가 내려 당분간 물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강원 영동지역은 27일 오후까지 비가 예보돼 있어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에서 가뭄이 제일 심했던 울진ㆍ봉화군 등 북동부 지역도 이번 비로 거의 해갈됐다. 간이상수도가 말라 급수를 제한해 온 울진군내 24개 산간마을 937가구는 이날부터 정상 급수에 들어갔다. 울진군 울진읍 등 3개 읍면 7,000가구는 취수원의 수위가 안정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28일쯤 제한 급수가 해제될 예정이다.
평균 52mm의 비가 내린 충북도 해갈에 도움을 받았다. 작물의 잎 시듦 면적이 1,090ha에 달했던 농작물 피해는 단번에 해소됐고, 제한급수를 받던 15개 오지마을도 상수도 공급이 재개됐다. 두 달 가까이 곤두박질치던 충주댐 수위는 5㎝ 상승했다. 상류지역에 내린 비로 충주댐 수위는 앞으로 계속 올라갈 전망이다.
반면 강원 영서 등 중북부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20mm 안팎에 그쳐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강원 홍천군은 아직도 농경지 940㏊ 가운데 177㏊에 밭작물의 씨앗조차 뿌리지 못했다. 정선군의 고랭지작물 파종 면적(850㏊)은 계획 대비 57% 수준에 불과하다. 춘천 서면에서 밭 농사를 짓는 강모(67)씨는 “단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작물이 뿌리를 완전히 내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 같다”며 “여전히 춘천시와 소방본부에서 지원하는 용수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심한 가뭄피해를 겪고 있는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 지역도 강수량이 적어 농가들은 여전히 경작지의 물 마름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까지 강화군의 누적 강우량은 158.1㎜로 예년 평균 375.6㎜의 3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옹진군도 134.4㎜로 예년의 53%에 불과하다. 가뭄피해가 거의 없던 영ㆍ호남, 충남 지역은 이번 비로 저수율이 상승해 영농에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한덕동기자 ddhan@hankookilbo.comㆍ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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