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또다시 경찰관들의 총격에 비무장 상태의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 볼티모어에서 흑인청년 프레디 그레이(25)가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숨진 지 두 달 만에 또다시 경찰관들에 의한 흑인 피살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25일 오전 1시쯤 볼티모어 교외인 오윙스 밀의 자택에서 스펜서 리 매케인(41)이 경찰관 세 명의 총격을 맞아 사망했다고 짐 존슨 볼티모어 카운티 경찰국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현장에 있던 경찰관은 백인 경관 2명과 흑인 경관 1명으로, 이들은 매케인이 총기를 휴대한 것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케인은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며 총기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집 안에는 매케인으로부터 폭행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한 여자와 두 명의 아이가 있었다. 이중 한 아이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고 이 할머니가 911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먼저 현장에 도착한 한 경찰관은 비명소리를 들은 뒤 다른 두 명의 경찰관에게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들은 집안에 들어선 뒤 매케인과 마주쳤고 매케인이 총으로 여겨지는 물건을 꺼내려고 하는 순간 총격을 가했다고 볼티모어 카운티 경찰 측은 밝혔다. 현장에 있던 여자는 머리 부상과 타박상, 찰과상에 이어 몸이 부어오른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는 경찰관들에게 “매케인이 ‘너는 맞아도 싸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존 와처 경찰국 대변인은 “2012년 이후 이 집에서 16건에서 20건에 달하는 가정폭력 신고전화가 들어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수거된 탄피는 모두 19개이지만 정확히 몇 발이 매케인에게 적중됐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총격을 가한 경찰관 세 명은 직무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볼티모어 대배심은 지난달 그레이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의자인 경찰관 6명을 지난달 기소했다. 의학검시팀은 최근 볼티모어시 경찰승합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그레이가 강한 힘에 의한 부상을 입은 이후 그레이가 ‘살인’을 당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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