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대학등록금 여전히 비싸다”
총장들과의 대화서 “올려달라는 요구 들어주기 힘들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여전히 비싸다”며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요구를 거절했다.
황 부총리는 25일 오후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에 참석, 총장들과의 대화에서 대학 등록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황 부총리는 “대학 발전을 위해 등록금 규제를 풀어달라”는 한 대학 총장의 요구에 “등록금 인상은 교육부는 물론 국민적 부담이 있는 사안”이라며 “선뜻 규제를 풀자고 하는 것은 장관으로서 힘들다”고 말했다. 총장들의 요구는 ‘최근 3개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 이내’에서 등록금 인상률을 결정하도록 한 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황 부총리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등록금 의존율이 극도로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대학들의 등록금 의존율은 62.6%로 미국 26%보다 월등히 높다. 예일대는 9%에 불과하다”며 “그렇다고 국내 대학들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가의 재정지원도 등록금 인상을 상쇄할 수 있는 정도라고 그는 밝혔다. 황 부총리는 “등록금을 법정상한까지 올린다 해도 전체 대학에서 인상되는 금액은 연간 3,000억원인데 정부의 대학지원은 6,000억원이 넘는다”며 “비록 이 지원이 사립대에는 잘 미치지 않지만 정부의 프로그램에는 국공립과 사립 구별 없이 지원하는 것도 많다”고 밝혔다.
황 부총리는 대학 재정 운용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기금운용 등과 관련한 규제는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은 기금운용이나 영리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리는 것 정도”라며 “등록금 인상은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장관으로서도 말하기 곤란하다”고 재차 확인했다.
경주=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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