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면세점 입찰 평가 꼴찌 보고서 내자… 현대백화점, 증권사에 사과 요구 논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면세점 입찰 평가 꼴찌 보고서 내자… 현대백화점, 증권사에 사과 요구 논란

입력
2015.06.25 17:43
0 0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현대백화점 경영진이 자사에 불리한 보고서를 낸 증권사를 상대로 공개 사과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증권사는 “애널리스트가 수행하는 산업 분석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는 반면, 현대백화점은 “불공정한 보고서로 특정 기업을 깎아내리는 것이 도리어 갑질”이라며 맞서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 소속 김모 연구원은 지난 15일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 7곳을 관세청이 공개한 심사평가표 항목에 맞춰 평가한 보고서를 내고 현대DF(현대백화점 컨소시엄)에 최하점인 570점(1,000점 만점)을 줬다. 1위 SK네트웍스(949점)보다 380점가량 낮은 점수다. 그러자 장모 현대백화점 부사장이 24일 김 연구원에게 항의 전화를 걸어 ▦보고서를 홈페이지에서 내릴 것 ▦해당 보고서를 인용한 언론사에 기사 삭제를 요청할 것 ▦보고서가 잘못된 분석이었다는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

김 연구원은 통화 당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장 부사장이 통화 과정에서 “무슨 자격으로 채점을 하느냐” “이틀 내에 얘기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하겠다” 등 강압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토러스증권사측은 이날 “현대백화점이 회사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진 않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 해당 보고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요구 거부 입장을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이에 대해 “공정한 평가를 위해선 후보 기업들이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근거로 해야 하는데 이는 공개되지 않는 자료”라며 “김 연구원은 언론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지만 이는 공정성과 객관성에 오류가 있는 주관적 평가”라고 주장했다. 특히 ‘운영인의 경영능력’(300점 만점) 항목에서 현대DF가 SK네트웍스(295점)의 절반인 150점을 받은 점을 지적하며 “신용등급, 부채비율, 이자보상비율에서 우리가 더 나은 만큼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외압을 받았다는 김 연구원의 주장에 대해 “특정 기업에 우호적 또는 부정적 여론을 조장할 수 있는 만큼 수치화된 평가 부분은 빼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증권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사에 불리한 보고서를 낸 애널리스트에게 탐방이나 자료제공 요청을 거절하는 등 은근한 외압을 가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번엔 정도가 심하다”며 “애널리스트의 고유 권한, 나아가 존재 자체를 무시한 사례”라고 성토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기업 분석 보고서는 실적을 바탕으로 전망을 담는 것이 대부분으로 순위를 매기는 보고서는 많지 않다”며 “사업권이 걸린 민감한 사안에 경쟁기업들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겼으니 불쾌하게 여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