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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엘리엇 공방으로 본 헤지펀드 공습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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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엘리엇 공방으로 본 헤지펀드 공습의 역사

입력
2015.06.2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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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는 삼성그룹과 헤지펀드 엘리엇의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과거 헤지펀드의 행태가 재조명 받고 있다.

이번 삼성-엘리엇 공방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외국 자본이 한국 경제와 함께 발전하는 공생적 투자가 되지 못해 국부유출과 직결되는 점이다. 벌써부터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표적인 '먹튀' 사례인 '제2의 론스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엘리엇은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결정하자 기존에 갖고 있던 주식 4.95%(약 773만주)에 2.17%(약 340만주)를 추가로 사들여 보유지분 7.12%로 단번에 삼성물산의 3대 주주가 됐다.

엘리엇은 "합병 계획안이 삼성물산의 가치를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않다"며 합병 비율을 문제삼았다. 삼성 그룹을 공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헤지펀드가 삼성물산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삼성물산은 2004년 영국계 헤르메스 펀드로부터 적대적 M&A 위협을 받았다. 당시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지분의 5%를 사들인 뒤 매각해 약 38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헤지펀드가 국내 기업을 위협한 일은 이전에도 많았다. 대부분의 경우 외국계 펀드들은 경영권 분쟁을 만들어 주가를 끌어 올린 후 차익을 챙기고 떠나 '먹튀 논쟁'이 일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03년 SK그룹의 '소버린 사태'다.

2003년 영국계 자산운용사 소버린은 SK 지분 14.99%를 매집한 후 최태원 회장 퇴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SK그룹을 압박했다. 이에 SK는 1조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해 경영권을 방어했다. 2005년 7월 소버린은 1,789억원에 산 SK 주식을 전량 처분해 9,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2006년엔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던 칼 아이칸이 국내 1위 담배기업인 KT&G를 공격했다. 아이칸은 또 다른 펀드인 스틸파트너스와 연대해 KT&G 지분 6.59%를 매입했다. 결국 KT&G는 국민연금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경영권을 지켰지만, 아이칸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해 1,500억원을 남겼다.

삼성 역시 국민연금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의 현재 지분 구조로 봤을 때, 10.15% 지분을 보유한 1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찬성 없이는 합병 통과가 사실상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김서연 인턴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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