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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와 상담 온라인으로… 메르스가 수출 풍경까지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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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와 상담 온라인으로… 메르스가 수출 풍경까지 바꿨다

입력
2015.06.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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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주최 상담회 열기

생활용품 판매업체인 더블유타노시의 고혜주(왼쪽) 해외사업부장이 25일 서울 염곡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외국기업창업지원연구센터(IKP)에서 샴푸를 수출하기 위해 화면 속 베트남 하노이의 바이어에게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생활용품 판매업체인 더블유타노시의 고혜주(왼쪽) 해외사업부장이 25일 서울 염곡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외국기업창업지원연구센터(IKP)에서 샴푸를 수출하기 위해 화면 속 베트남 하노이의 바이어에게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분 표시 보이나요? 보이지 않아요? 그럼 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세요.”

25일 서울 염곡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외국기업창업지원연구센터(IKP) 1층 세미나실. 생활용품 제조판매업체인 더블유타노시의 고혜주 해외사업부장은 1평 남짓한 간이 부스에서 요즘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마유(馬油) 샴푸를 웹캠 앞에 들어 올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문에 방한을 취소한 베트남의 바이어 응웬 티 마이 위엔씨는 하노이 코트라 무역관 사무실에서 모니터로 이 제품을 보며 설명을 들었다.

고 부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니터 속 바이어를 향해 “인체 성분과 유사한 말 기름을 이용해 흡수가 빠르고 머릿결에 윤기가 흐른다”고 설명한 뒤 머리에 쓰면 모발에 영양을 공급해주는 ‘헤어팩’도 샘플로 주겠다며 시연했다. 베트남 출신 통역원에게서 설명을 들은 바이어 마이 위엔씨는 그제야 관심을 나타내며 용기 디자인을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모양으로 바꿀 수 있는지, 가격 조정이 가능한 지 물었다.

영상통화로 힘들게 수출 상담을 마친 고 부장은 “메르스 때문에 직접 바이어를 만나 제품을 보여주고 설명할 수 없어 아쉽다”며 “다행히 바이어가 많은 관심을 나타내 이메일을 통해 추가 연락하기로 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국내에 상륙한 지 한 달이 넘은 메르스가 수출 풍경마저 바꿔 놓았다. 해외 바이어가 방한을 취소하거나 국내 업체의 해외 출장이 힘들어지면서 영상으로 수출 상담을 벌이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코트라 주최로 25일‘메르스 대응 온라인 수출 상담회’가 열린 IKP 1층 세미나실은 온라인 상담을 위해 임시 마련한 20개 부스가 가득 들어 찼다. 40개국에서 메르스 때문에 방한 미팅을 취소했거나 연기한 해외 기업 100여개사 관계자들이 코트라 해외지사 사무실을 찾아 수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 200여개사와 영상으로 상담했다. 상담은 해외 바이어, 국내 기업 관계자, 통역원 3자가 화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는 코트라의 화상프로그램 ‘바이 코리아’를 통해 30, 40분 가량 이뤄졌다.

경기 광주 소재 생활용품업체인 케이티무역의 박연선 해외영업부 과장은 카자흐스탄과 수출 상담을 한 뒤 “영상통화로 수출 상담을 한 것은 해외영업 20년 만에 처음”이라며 “9월로 미뤄질 뻔한 상담을 바이어가 필요한 시기에 진행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바이어가 직접 제품을 보고 사용하면서 품질과 성능을 확인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전했다.

코트라는 기업들의 반응이 좋아 지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김재홍 코트라 사장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수출 실적을 고려하면 바이어 한 명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기업의 온라인 수출 상담 관련 서비스를 계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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