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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모양의 눈과 긴 목, 아프리카에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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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모양의 눈과 긴 목, 아프리카에서 왔어요

입력
2015.06.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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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딜리아니 작품 70여 점 모아 오늘부터 예술의전당 전시회

원시 아프리카 조각 영향받은 개성 있는 인물화 감동 생생

1918년작 ‘여인의 초상’ ⓒ Manchester Art Gallery, UK / Bridgeman Images
1918년작 ‘여인의 초상’ ⓒ Manchester Art Gallery, UK / Bridgeman Images

아래 위로 길게 늘린 얼굴과 얼굴만큼 굵은 목, 초점 없는 아몬드 모양의 눈.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 하면 떠올리는 초상화의 이미지다. 35년의 짧은 생 동안 400점이 안 되는 유화를 남긴 화가지만 그의 인물화는 깊은 인상을 준다. 눈동자 없는 투명한 눈에 모딜리아니가 표현하려 애썼던 내면의 무의식이 보여서다.

모딜리아니가 그린 진품 유화와 드로잉을 볼 수 있는 ‘모딜리아니, 몽파르나스의 전설’전이 26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프랑스 파리 시립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일본의 공공미술관과 개인 소장자들에게서 빌려 온 모딜리아니의 작품 70여 점을 한데 모았다.

몽파르나스는 모딜리아니가 파리에 머물던 시절 정착한 예술가들의 거리 이름이다. 평론가 앙드레 바르노는 이 시기 파리를 무대로 활동했던 샤갈, 피카소 등과 함께 모딜리아니를 ‘에콜 드 파리(파리화파)’의 일원으로 묶었다. 이들은 특정 사조를 따르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미를 구현하고자 개성 있는 작품을 그려냈다.

어려서부터 병약했던 모딜리아니는 인체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데에 천착했다. 초기에 남긴 극소수의 풍경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모딜리아니 그림이 인물화다. 모딜리아니는 몽파르나스에 머물면서 그와 친하게 지냈던 문화예술계 인물을 주로 그렸다. 동료 화가인 샤임 수틴과 모이즈 키슬링, 시인 장 콕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이번 전시의 재미다. 모딜리아니를 후원했던 젊은 의사 폴 알렉상드르와 그의 그림을 취급했던 화상 폴 기욤ㆍ레오폴드 즈보로프스키 등도 그의 화폭에 등장한다.

1919년작 ‘젊은 여인의 초상’ ⓒ Musee des beaux-arts La Chaux-de-Fonds, Switzerland / Pierre Bohrer, Le Locle
1919년작 ‘젊은 여인의 초상’ ⓒ Musee des beaux-arts La Chaux-de-Fonds, Switzerland / Pierre Bohrer, Le Locle

하지만 모딜리아니를 유명하게 한 작품은 말년에 그린 여성들 그림이다. 1911년에서1913년까지 조각가로 전업을 시도했던 그는 원시 아프리카 조각의 영향을 받아 긴 얼굴과 아몬드 형태의 눈을 완성했다. 모딜리아니 회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단순하고 정제된 형태, 배경을 최소화하고 인물만 집중적으로 그리는 방식도 이 때 정착됐다. 아내 잔 에뷔테른을 그린 1918년 초상화에서 모딜리아니 인물화의 대표적인 특징을 볼 수 있다.

1918년작 ‘앉아 있는 잔 에뷔테른’ ⓒ The Israel Museum, Jerusalem, Israel / Gift of Stella Fischbach / to American Friends of the Israel Museum / Bridgeman Images
1918년작 ‘앉아 있는 잔 에뷔테른’ ⓒ The Israel Museum, Jerusalem, Israel / Gift of Stella Fischbach / to American Friends of the Israel Museum / Bridgeman Images

모딜리아니는 누드화로도 유명하다. 1917년 12월 파리 베르트 베일 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생애 유일한 개인전이 쇼윈도에 건 누드화 때문에 경찰에 의해 일시 중단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이번 전시에는 당시 전시된 누드화 네 점 중 한 점인 일본 오사카근대시립미술관 소장작인 ‘머리를 푼 채 누워 있는 여인의 누드’가 전시된다.

이외에 12살 때 그린 모딜리아니의 습작 누드화, 캔버스를 아끼기 위해 그렸던 양면화 등을 통해 모딜리아니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모딜리아니의 작품으로 자신의 아틀리에를 장식했던 동료 화가 모이즈 키슬링의 회화 6점도 함께 왔다. 10월 4일까지. 1588-2618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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