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B조 제1국
백 박영훈 9단 흑 박정환 9단
장면 3 초반 바둑의 골격이 대충 흑 세력, 백 실리의 구도로 짜여졌다. 박정환이 1, 2를 교환해서 백A로 건너 붙이는 뒷맛을 없앤 다음 3, 5로 우변 백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5로는 참고1도 1로 모자 씌우는 게 보통이지만 백이 2로 뛰어나가면 상대적으로 1이 낮은 위치가 되기 때문에 흑의 다음 수가 마땅치 않다. 그래서 박정환이 아예 한 칸 높게 씌운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백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기 때문에 박영훈이 즉각 응수를 하지 않고 6, 8로 좌변에서 실리부터 챙겼다. 이렇게 최대한 실리를 벌어 놓고 타개에 승부를 거는 게 박영훈의 주특기다. 상대가 손을 뺐으니 흑이 당연히 우변 백을 강하게 몰아붙이고 싶은데 실전에서 박정환이 9, 11로 우변을 젖혀 이은 건 약간 뜻밖이다. 지금은 누구나 참고2도 1로 모자 씌우고 싶지만 2, 4 다음 6부터 10까지 안정해 버리면 흑이 실속이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이후 20까지 흑이 계속 백을 쫓고 있지만 아직 그다지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앞으로 중앙의 두터움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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