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은 올 시즌 한 번도 '완전체' 타선을 내지 못했다. 개막 직후부터 주전 야수들이 연달아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내고 싶었던 베스트 라인업을 한 번도 써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넥센이 '완전체'를 구성하지 못하는 건 마운드 역시 똑같다. 시즌이 개막한지 석 달이 다 돼가지만 외국인 투수 밴헤켄과 피어밴드를 제외하고 안정감을 주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토종 투수가 없다. 겨우내 시즌을 대비해 투수 쪽에 더욱 공을 들였기에 아쉬움은 두 배다.
넥센은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둘과 한현희, 문성현으로 이어지는 선발 투수진을 짰다. 5선발 자리는 금민철과 하영민, 김대우, 송신영 등 여러 명의 선수들이 상대팀이나 컨디션 등을 따져 가며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1선발과 2선발을 제외하고 다 돌아가며 들어가고 있다. 원했던 건 1선발부터 4선발까지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주고, 5선발을 돌리는 것이었는데 그게 안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넥센은 올해 70경기를 치르며 총 9명의 투수가 선발로 나왔다.
시즌 전 많은 기대를 모았던 문성현은 17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8에 그치고 있다. 4선발 자리에서도 밀려났다. 올해 선발 전환 첫 해를 맞은 한현희는 14경기에서 6승(3패)을 올려 승수가 나쁘진 않지만 평균자책점 5.96으로 불안하다. 개막 전 5선발 후보로 분류됐던 팀 내 최고참 송신영이 11경기에 나와 6승1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해 주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하지만 송신영은 지난 20일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가 말소됐다.
염경엽 감독은 "이기든 지든 1선발부터 4선발까지 안정적으로 돌아가야 강한 팀이 된다. 선발 네 명이 확실히 막아주고, 교체로 투입하는 5선발 자리에서 합계 13승 정도를 올리면 상위권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구상처럼 안 됐다"며 입맛을 다셨다. 시즌 중반에 돌입해서도 여전히 팀의 가장 큰 목표가 '마운드 셋업'인 이유다.
현재 4위에 머물고 있는 넥센의 상태는 '버티기'다.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지 못할 만큼 최고의 전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최대한 버티고 있다 '때'가 오면 치고 나간다는 생각이다. 그 '때'를 만들기 위해서도 마운드 안정을 찾아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치고 나가려면 투수가 셋업돼야 한다. 송신영이 돌아와 얼마나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이 돌아가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의 목표는 전반기가 끝나기 전 완전한 마운드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셋업이 안 되면 힘들다. 7월 중순까지는 '우리의 4선발은 누구'인지가 꼭 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도 넥센은 전반기까지 밴헤켄과 소사를 제외하고 믿음을 주는 선발 투수가 없어 고전했다. 하지만 5월 말부터 2군에 내려가 '시즌 중 캠프'를 치른 뒤 7월 말 복귀한 문성현과 오재영이 3, 4선발로 확실한 자리를 잡아주면서 팀도 탄력을 받아 막판까지 삼성과 선두 싸움을 벌일 수 있었다.
사진=염경엽 넥센 감독.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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