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4일 메르스 사태에 따른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 “세출 리스트가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총액 규모를 섣불리 정하는 건 위험하다”며 “메르스 추경 당정은 정부의 세출 및 세입이 확정되는 7월 초쯤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추경 용도를 정하기도 전에 총액을 먼저 확정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메르스 사태 대응을 위해 15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추경은 원래 메르스 사태가 없었으면 안하려고 했던 것이기 때문에 어디에 왜, 얼마나 돈을 쓰는지에 대해 국회는 따지고 점검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가 어떤 규모와 어떤 리스트의 추경을 갖고 오든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디에 돈을 쓸지 정하지도 않고 총액을 먼저 정하는 건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된 것”이라며 “메르스든 가뭄이든 민생이든 어떤 항목에 얼마의 돈을 쓸지 결정돼야 하는데 정부는 그 준비가 전혀 안돼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추경 규모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25일 당정협의는 추경보다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위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내일은 추경에 대해 얘기는 하겠지만 상세하고 정확한 내용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세출리스트 작성이 완료되는 7월 초중순에야 본격적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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