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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속 화초 키우듯… 아파트 방안에서 대마 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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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속 화초 키우듯… 아파트 방안에서 대마 재배

입력
2015.06.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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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명이 동시 흡연할 수 있는 분량

30대 남성 구속… LED전구도 이용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대마 46주를 재배해 온 남성이 적발된 가운데 24일 LED전구 아래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마의 모습이 공개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제공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대마 46주를 재배해 온 남성이 적발된 가운데 24일 LED전구 아래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마의 모습이 공개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제공

아파트 실내에서 대량으로 대마를 재배ㆍ판매해 온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수만 명이 동시에 흡연할 수 있는 분량의 대마를 직접 재배해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모(39)씨와 판매책 정모(41)씨 등 6명을 구속하고, 단순 흡입한 6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용인 소재 109㎡(33평) 아파트에서 9만2,000명이 동시에 흡연 가능한 양인 대마 46주를 재배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내에서 이처럼 대량으로 대마를 재배하다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씨는 온실 속의 화초를 키우듯 방 안에다 텐트를 설치하고 햇볕을 쬐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주는 LED전구, 환풍시설, 냄새차단기 등을 갖추고 대마를 키워왔다. 대마는 특유의 향이 강해 가정집에서 재배하기가 어렵지만, 이씨는 정화조 냄새를 제거할 때 사용하는 기기까지 들여 오고 냄새가 빠져나가지 않게 창문에 스티로폼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마 종자와 재배 기술은 국내에서 만난 캐나다 지인을 통해 습득했다. 이씨는 2007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2009년 귀국했다. 그러다 2013년 6월부터 대마 재배에 손을 대기 시작,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 해외 유학생 출신이거나 현재 유학 중인 지인들에게만 대마를 팔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이씨는 대마초만 팔아 80만~100만원에 달하는 전기세와 월세 80만원을 내면서도 외제차 2대를 소유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려왔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은 주거 밀도가 높아 대마를 대량으로 재배하기 어려운 ‘청정국’이었는데 실내에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단속을 강화하고 연관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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