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유니폼을 입은 조현우(왼쪽). 오른쪽은 2013년 봉황기 MVP 수상 직후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프로에서 일단 원 포인트 릴리프로 뛰는 게 목표예요."
2013년 9월15일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군산상고 3학년 왼손 투수 조현명의 당시 포부다. 그로부터 약 2년이 흘렀다. 이름을 조현우로 개명한 그는 이제 롯데 유니폼을 입고 꿈꿔왔던 프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조현우(21)는 2014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6순위로 kt의 부름을 받아 그 해 퓨처스리그에서 꿈을 키웠다. 그는 지난달 초 롯데와 kt의 4대4 대형 트레이드 때 팀을 옮긴 뒤 지난 12일 인천 SK전에 앞서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그리고 1군 등록 첫 날 바로 실전에 나가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나흘 뒤에는 목동 넥센전에서 1이닝을 세 타자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23일 사직 삼성전에서는 이승엽과 구자욱에게 각각 홈런 한 방씩을 맞았지만 패기로 붙어보는 배짱이 돋보였다.
1군 투구를 마친 그는 "아직도 정신이 없다"며 "긴장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첫 등판 때 볼넷도 내주고 안타도 맞아 아쉬웠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팀에 왼손 투수가 많이 없으니 잘 해서 최대한 1군에 오래 남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p style="margin-left: 5pt;"> 조현우는 최고 시속 141㎞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주로 던진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시속140㎞대 중반의 공을 뿌렸지만 많은 투구의 후유증으로 1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부상이 잦자 프로 지명 전 이름을 바꿨다. 그는 "어머니가 절에 다니시는데 이름을 바꿔보면 좋겠다고 해서 밝을 현(炫)에 또 우(又)로 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름을 바꾼 뒤 kt에서 2014년 한 해 동안 부상 없이 공을 꾸준히 던졌다. 그러다 갑자기 트레이드 소식을 접하고 입단 2년 만에 새로운 팀으로 향했다. 조현우는 "처음엔 선발로 시작을 했는데 못해서 불펜으로 갔다. 그래도 1년 동안 있으면서 kt에 많은 정이 들었다. 트레이드 얘기는 집에서 TV를 보고 있다 들어서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이적은 그에게 또 하나의 기회로 다가왔고, 마침내 1군에서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조현우는 "1군에 올라온 날 은사인 석수철 군산상고 감독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감독님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염종석 롯데 투수코치는 조현우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염 코치는 "팀에 왼손이 부족해 1군에 올렸다"면서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선수다. 몸에 탄력이 있고, 투구 폼도 엉망이 아니라 깔끔하게 던진다. 스피드를 지금보다 더욱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시속 145㎞까지 끌어 올려야 1군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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