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9월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여는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에 국군과 북한군을 모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루이(曲叡) 중국 열병식 영도소조 판공실 부주임 겸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작전부 부부장은 23일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열병식 사상 처음으로 관련 국가들에 군대 대표와 군 부대 파견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군 부대(의장대) 파견을 요청한 관련국엔 한국과 북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중국은 신중국 성립 이후 14번의 열병식을 열었지만 항일을 주제로 한 열병식을 열긴 처음이며, 남북한 군대를 모두 초청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취 부부장은 이어 “열병식 부대를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화남(華南)유격대 등 영웅적인 모범부대 대표들로 편성하는 것도 처음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중 동북항일연군은 중국공산당의 주도 아래 한국인과 중국인이 함께 일본에 대항해 싸웠던 무장 부대였다. 특히 북한의 김일성 전 주석이 활동한 부대기도 해, 북한측 반응이 주목된다.
중국은 남북한뿐 아니라 대만 국민당 노병도 초청했다. 취 부부장은 “국민당 군대는 항일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번 열병식에 일부 국민당 노병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중국은 이번 열병식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명의로 거행한다. 열병식 주제는 ‘역사를 새기고, 선열을 추모하며,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미래를 연다’로 정해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년만에 대규모 열병식을 여는 것은 그의 군 장악이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열병식에는 지난(濟南) 난징(南京) 광저우(廣州) 베이징(北京) 선양(瀋陽) 란저우(蘭州) 청두(成都)등 중국의 7대 군구, 해군, 공군, 제2포병, 무장경찰(준군사조식), 인민해방군 4대 총부 직속단위 등에서 선발된 대원들이 참가한다. 특히 중국군의 전략 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의 열병식 참가가 확인됨에 따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등 중국의 최신 전략무기들이 공개될 가능성도 높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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