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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겸직 두 장관, 취임 100일 성적표는?

입력
2015.06.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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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국토, 주택시장 정상화 힘썼지만 한계

유기준 해수, 신사업 매진… 세월호 수습 잡음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현직 국회의원 신분인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23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예정된 ‘10개월 시한부 장관’이란 수식어를 달고 시작했으니, 이제 길어야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 각종 현안 처리에서 국회와의 소통 등 정치인의 장점을 잘 발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핵심 정책에 대한 이해가 낮고 일부는 시간에 쫓기듯 추진하면서 “벌써 임기가 반환점을 돈 것 같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우선 조세연구원장 출신의 유일호 장관은 취임 전부터 국토정책의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다. 월세로 빠르게 재편되는 임대차시장과 그로 인한 전셋값 급등을 포함해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불안을 야기하는 현안을 해결하기엔 준비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실제 지난 100일 동안 ‘유일호표 대책’으로 꼽을만한 건 4월 발표한 ‘서민주거비 부담 완화방안’ 정도. 이 조차도 디딤돌대출금리(0.3%P)ㆍ버팀목대출금리(0.2%P) 인하 등 자금지원에 국한됐다는 시각이 많았다. 유 장관도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월세전환 흐름은 임대주택을 늘리 것 이외에 왕도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던 ‘주택시장 정상화’는 나름 높이 평가될 수 있다. 5월말 기준 누적 주택매매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 가량 증가한 50만건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전임 장관 때 도입된 각종 대책의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최근 가계부채 심화로 도입이 사실상 무산된 ‘수익공유형모기지’ 상품이나 기업에 대한 과도한 특혜 논란 끝에 지원을 일부 철회하기로 한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 등에선 전문성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유기준 장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됐던 부처 내 분위기를 추스르는 동시에 크루즈ㆍ마리나 등 그간 지지부진하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조직 안팎에서 존재를 드러냈다는 평이다. 특히 해양수산 전문변호사 출신으로 ▦해양심층수 연구개발투자 확대 ▦수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 ▦유럽연합(EU) 지정 예비 불법조업국(IUU) 졸업 등 산적한 정책과제를 조금씩 풀어가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다양한 정책에 시동이 걸리면서 전보다 조직에 활력이 생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뜨거운 이슈인 국적크루즈선사의 연내 출범 문제를 두고선 임기 내 성과를 내기 위해 의욕이 앞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선상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 허용 문제를 두고는 인ㆍ허가권을 가진 문화체육관광부와 아직 협의의 첫발 조차 떼지 못한 상태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 수습의 주무 장관으로서 후속조치를 이행하는 모습에 대해선 비판이 거세다. 해수부가 내놓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이 진상규명 기구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음에도 재개정 논의를 외면하고 있고 위원들의 활동시작 시점을 두고도 유가족 및 특조위와 팽팽한 기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두 장관에게 최대 7개월 정도가 남아있지만 국정에 얼마나 매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두 장관은 사실상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만큼 향후 행보에 우려되는 점이 적지 않다”며 “자칫 무리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반대로 업무에 소홀한 것도 모두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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