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2010년 3월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지분 고가인수와 관련해 담당 임원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지분 인수는 당시 그룹 인수ㆍ합병(M&A) 담당 실장이던 전모(55) 포스코건설 전무가 정 전 회장에게 보고한 후 이뤄졌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지분 인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전 전무의 자택과 사무실을 지난 3일 압수수색 했다.
포스코는 전정도(56ㆍ구속기소) 전 성진지오텍 회장으로부터 2010년 3월17일 성진지오텍 주식 400만주를 주당 1만6,330원(총 719억원)에 매입했다. 전 전 회장이 불과 6일 전 산업은행으로부터 주당 9,620원(총 424억원)에 사들인 주식을 295억원 가량 웃돈을 주고 매입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포스코가 성진지오텍 지분을 확보하려고 했다면 전 전 회장을 거치지 않고 산업은행에서 바로 사들이면 되는 구조였다”며 “포스코가 전 전 회장에게 주당 7,000원씩 더 비싼 가격으로 사준 것인데 전 전무는 납득할 만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전 전무로부터 주식인수 가격 등 세부 사항을 보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포스코의 지분 고가매입이 정 전 회장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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