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악기로만 연주… 9월 내한공연
영국 록 밴드 뮤즈가 2년 8개월 만에 새 앨범 ‘드론스(Drones)’를 발표했다. 드론처럼 타인이나 시스템에 의해 조종되는 인간을 소재로 디스토피아적 현실에 대한 저항과 투쟁을 노래한다. 기타와 보컬을 맡은 매슈 벨러미는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드론은 기술 발전에 따른 휴머니티의 실종 등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대변하는 개념”이라며 “그런 문제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전쟁용 드론에 대한 책인 ‘프레데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드론이 우리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뮤즈는 이번 앨범에서 초기 사운드로 돌아갔다. 1999년 데뷔 앨범 ‘쇼비즈’에서 라디오헤드와 비슷한 음악을 연주했던 뮤즈는 프로그레시브 록 장르로 기운 뒤 다양한 악기로 소리의 결을 복잡하게 만들어온 반면 이번에는 기타, 베이스, 드럼만으로 곡을 연주한다. 드러머 도미닉 하워드는 “우리의 음악이 시작된 뿌리를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악기 수를 줄인 건 좋은 공연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벨러미는 “세 악기가 지닌 본연의 소리를 내는 것이 스튜디오에서 만들어낸 사운드 효과를 겹겹이 쌓는 것보다 더 강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7번째 앨범인 ‘드론스’에는 자신들의 히트곡 ‘스타라이트’와 유사한 느낌의 ‘머시’, 첫 번째 싱글로 발매됐던 ‘데드 인사이드’, 기타리스트 에디 밴 헤일런의 연주를 연상케 하는 ‘리퍼스’, 10분이 넘는 ‘글로벌리스트’ 등 10곡이 수록됐다. AC/DC, 데프 레퍼드 등의 앨범에 참여했던 머트 랭이 프로듀서로 나서 녹음을 지휘했다. 벨러미는 “이번 앨범 작업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완벽주의자인 랭과 우리 셋의 의견 사이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었다”며 “충돌도 있었고 언쟁도 있었지만 결국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2007년 이후 여러 차례 국내에서 공연한 뮤즈는 9월 3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다시 한번 국내 팬들과 만난다. “한국 하면 숯불구이가 먼저 떠오른다”는 베이시스트 크리스 울스턴홈은 “지난 공연 때는 한국의 의미 있는 기념일(광복절)이라는 말을 듣고 애국가를 연주했는데 이번에도 한국 팬들을 놀라게 할 이벤트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02)3141-3488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