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도내에서만 사용가능 한 지역화폐를 내년 발행한다. 기존 민간주도의 화폐발행과는 달리 광역 자치단체 단위로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강원도는 도내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내년 하반기 발행할 예정으로 현재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도가 내놓을 화폐는 지더블유시시(GWCC). 강원 지역사회의 통화(GangWon Community Currency)’라는 의미다. 화폐단위는 지더블유(GW)다. 화폐 가치는 국내통화인 원화와 같다. 즉 1만 GW는 1만원의 가치를 갖는다. 강원도는 특히 체크카드나 모바일로 결제하는 전자결제시스템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영기 강원도 사회적 경제담당은 “광역 자치단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역화폐를 통한 전자결제 시스템 도입은 전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가 지역화폐 도입하려는 이유는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도내 자본의 역외유출 규모는 연간 4조원 대에 이른다.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이 돈 가운데 일부를 지역경제 내에 묶어 둘 수 있어 내수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강원도가 내세운 논리다. 뿐만 아니라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의 사회적 관계를 원만하게 만드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강원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지역화폐 정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초기 비용이 100억 원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맹점 확보가 화폐 연착륙의 과제라는 분석이다. 자칫 기존 상품권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도입 취지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 곽영승(평창) 강원도의원은 도정질의를 통해 “업체와 업소들의 참여와 은행이 지역화폐를 국가통화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원활하게 이뤄질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지역화폐 시스템 구축에 100억 원, 운용에 연간 10억 원 이상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신용카드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강원도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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