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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초선 안철수, 대정부질문 데뷔 '막전막후'

입력
2015.06.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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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노원 병)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노원 병)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 한 사람, 한 아이의 아버지로 묻고 싶습니다. 지난 34일 동안 국가가 있었습니까?”

‘초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3일 국회 대정부질문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안 의원의 대정부질문은 2013년 4ㆍ24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후 처음이라 여러모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안 의원이 본회의장 연단에 선 것 역시 지난해 4월 당 대표 자격으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한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이날 안 의원은 야당 의원 5명 중 첫 번째 질문자로 나서 공격의 포문을 여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히 이날 대정부 질문의 주요 이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였던 터라 안 의원의 입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안 의원은 서울대 의대를 나온 의사 출신이라는 전문성을 지닌데다 그 동안 당내 메르스대책위원회 활동을 했고, 지난 주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현장까지 직접 찾아가 수첩에 메모를 해가며 열심히 취재를 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잠재적 대권 경쟁자들이 메르스 정국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며 대중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는 반면 안 의원은 ‘조용히’메르스 관련 행보를 해오던 중이었습니다.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안 의원이 무엇보다 신경을 쓴 부분은 모두 발언이라고 합니다. 안 의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오늘까지 관련 사망자가 27명까지 이른 것에 대해 큰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고 있던 상태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안 의원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대통령을 향해 “전국민이 (메르스와의)전쟁 상황에서 사령관 애타게 찾을 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며 “부정함을 넘어 철학 없는 정부”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 모두 발언은 오전 10시로 예정된 대정부질문이 시작하기 직전까지 안 의원이 직접 고치고 또 고쳤다고 합니다.

안 의원은 이날 황교안 국무총리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차례로 불러 “국민들이 정부 대응에 대해 한가하고 한심하다고 느낀다”며 정부의 4대 실책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감염병 관리의 기본원칙도 지키지 않았던 대응을 비롯해 ▦메르스 발생 1년 전 병원감염 확산에 대한 경고를 무시한 안이한 대응 ▦국가방역관리망이 뚫린 후에도 총력대응에 나서지 않은 늑장대응 ▦삼성서울병원에서 평택성모병원의 실수를 되풀이한 점 등을 설명한 안 의원은 이런 문제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파워포인트 화면을 본 회의장에 띄우기도 했습니다. 상임위원회에서부터 시각적으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각종 자료를 많이 활용해 호평을 받았던 안 의원이 자신의 장점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십분 활용한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노원 병)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노원 병)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안 의원은 국회에 첫 발을 내디뎠던 2013년 의원 선서 때 의장과 의원들에 대한 인사를 빠뜨릴 정도로 긴장한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만 이날은 문형표 장관의 자진 사퇴를 강하게 요구할 만큼 ‘깡이 세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안 의원의 잇따른 추궁에 문 장관은 “어떤 경우에서 어떤 이유로라도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진땀만 뻘뻘 흘려야 했습니다.

리더십과 카리스마 부족이라는 세간의 평을 날려버린 안 의원의 대정부 질문이었지만 여전히 초선의 ‘풋풋함’이 채 지워지지 않은 것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질문 초반 더듬거리며 떨려 하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런 안 의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혹시 저러다 울기라도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게 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후 질문이 계속되며 수줍어하던 안 의원은 돌변해 정부 관계자를 몰아세웠습니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안 의원이)국회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 수 천 번 카메라 앞에 섰지만 여전히 카메라 앞에서 평상시 태도를 유지 못하고 긴장하더라”며 “아직도 그만큼 순수한 게 아니겠나”고 전했습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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