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Popular Phrases
19세기 미국의 bar에서는 술 손님을 끌기 위해 낮에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던 적이 있었다. 아무 대가 없이 제공하는 게 아니라 술 한잔을 사면 간단한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식이었다. 이 free lunch는 당시에도 인기가 있었지만 몇 십 년이 지난 대공황 시기(1930~1940년대)에는 대량 실업자들 사이에서 ‘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는 말이 크게 유행할 정도였다. 문장에서 각 단어의 첫 글자만 모아 ‘TINSTAAFL(틴스타플)’로 적기도 하고 속어적 표현으로 ‘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처럼 말할 때에는 ‘TANSTAAFL(탠스타플)’로 줄여 썼는데 두문자어(acronym)은 지금도 잘 쓰이고 있다. 처음에는 bar의 홍보차원에서 쓰인 말이 대공황을 거치면서 ‘공짜 점심 만한 게 없다’는 뜻이 되었고 실제로 끼니가 힘든 사람들의 절절한 감사의 말이었다. 이 말은 소설책으로 소개되기도 하고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유명 미국 경제학자 Milton Friedman(1912-2006)이 ‘공짜 점심만큼 좋은 것은 없다(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고 말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사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You don’t get something for nothing) 공짜처럼 보여도 어딘가에 비용이 숨어 있기 마련이다(Nothing is free, there is a cost to everything and whatever appears free will be in the package). 어딘가에는 비용이 들어 있어 결국 공짜는 아니라는 말도 맞고(everything comes at a cost) 기회비용(opportunity cost)까지 감안하면 free lunch가 좋은 것만도 아니다.
Latin어 ‘Quid Pro Quo’를 참고한다면 공짜 점심의 함정을 알 수 있다. 영어로 ‘Something for something’이란 말인데 ‘A favor for a favor’와 같은 뜻이다.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는 법’이란 의미로 뇌물을 주고받을 때 혹은 ‘모두 비용은 듭니다’라는 말로 쓰인다. ‘Quid Pro Quo’는 ‘매춘과 공짜 성관계 중에서 전자가 더 낫다(The difference between sex for money and sex for free is that sex for money usually costs a lot less)’는 뜻으로도 쓰인다. 또 공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A free lunch is only found in mousetraps(공짜 점심은 쥐덫에나 있는 것)’라고 심하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는 말이 있다. 빨래할 때 쓰이는 수산화나트륨은 서양에서 넘어온 양잿물인데 공짜라면 그런 것까지 삼킨다는 말은 좀 심하긴 심하다. 그러나 공짜 점심 만한 게 없다는 말과 세상에 진정 공짜는 없다는 말 모두 현실의 양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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