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미(가운데).
"김정미가 두 번이나 일어선 것처럼 한국은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3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용감한 정미, 한국의 길을 보여주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 대표팀 골키퍼 김정미(31ㆍ현대제철)의 투혼을 재조명했다.
김정미는 지난 22일 열린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프랑스와의 16강전 전반 17분 공중 볼을 처리하려다 함께 뛰어오른 박은선(29ㆍ로시얀카)의 왼쪽 팔꿈치에 오른쪽 광대뼈를 부딪쳤다. 한참이나 쓰러져 있던 김정미는 광대가 심하게 부어 오른 상황에서도 응급 처치 후 장갑을 다시 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신장 187㎝의 프랑스 수비수 웬디 르나르에게 왼쪽 머리를 부딪쳐 쓰러졌지만 경기를 그대로 이어나갔다. FIFA는 "세 번이나 프랑스에 골을 내준 뒤 힘이 빠진 상태였지만 용감한 정미는 아픔을 털어내고 다시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맏언니인 김정미는 FIFA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회에서 당한 두 번의 패배를 교훈 삼아 대표팀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미는 "우리는 매우 강하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왔지만 전 세계 훌륭한 팀들은 여기 다 있었고,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매우 힘든 도전이었다"며 현재 한국의 위치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한국에서 여자축구가 발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다. 훨씬 더 힘들게 훈련해야 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최고의 대표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IFA 역시 한국의 두 번째 월드컵 본선이 녹록치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FIFA는 "한국의 교훈은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에 0-2로 지면서 시작됐다"며 대표팀에 월드컵의 벽이 높았음을 설명했다. 이어 "스페인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지만 자국 리그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데다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프랑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FIFA는 김정미가 보여준 투혼처럼 '태극낭자'들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FIFA는 "김정미가 한 번도 아닌 두 번 쓰러져도 일어나는 것을 보여준 것처럼 한국은 더 강하게 돌아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얻었다"며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현주 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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