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병규(등번호 9).
LG가 불펜의 핵이었던 정찬헌(25)의 음주 사고 이탈로 최대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희망 요소도 있다. 동반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 있던 베테랑 야수들이 나란히 복귀를 앞두고 있다. 마운드가 약해졌다면 타력으로 만회하는 수밖에 없다.
2군 숙소인 이천 챔피언스필드에서 합숙 중인 최고참 이병규(41•등번호 9)를 필두로 주장 이진영(35), 2루수 손주인(32), 주전 포수 최경철(35)까지 모두 실전 출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이병규와 이진영은 햄스트링, 손주인은 손목, 최경철은 오른 팔꿈치가 좋지 않았지만 4명 모두 부상 부위는 완쾌됐다. 가장 먼저 복귀를 서두르고 있는 선수는 최경철로 21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이진영과 이병규, 손주인도 재활을 마치고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
4명이 동시에 가세한다면 LG는 전혀 다른 팀으로 환골탈태할 수 있다. 이병규와 이진영은 공교롭게도 부상을 당한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던 상태였다. 이병규는 5월19일 목동 넥센전, 이진영은 5월24일 사직 롯데전에서 각각 2안타씩을 때린 후 부상을 당했다. 검증된 베테랑들이기에 몇 차례 2군 경기에서 실전 감각만 점검한 뒤 1군 호출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전반기 복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어려운 팀 사정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겠다는 일념으로 신인 시절 이후 처음으로 숙소 생활을 자청해 2, 3군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됐다.
LG는 22일 현재 30승1무38패, 9위로 처져 있지만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KIA와 승차는 4.5경기로 해볼 만하다.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물고 물리는 레이스가 이어져 LG도 겉으로 드러난 승패 차보다 순위 싸움에선 가시권에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도 5승5패로 나쁘지 않다. 맏형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박용택도 "우리에게도 한 번은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는 외국인선수와 코칭스태프 교체로 분위기 쇄신을 모색한 LG의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마운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수들이 똘똘 뭉친다면 지난 2년의 극적인 레이스를 재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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