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까지 포수를 보고 던지는 김택형(위)-종전 투구 시 고개를 숙이는 모습(SPOTV 캡처)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넥센의 히트 상품 만들기가 또 한 번 성공 조짐이다. 더 반가운 일은 늘 불안 요소로 꼽혔던 토종 선발진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왼손 고졸 루키 김택형(19)이 2경기 연속 호투로 팀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택형은 독특한 투구 폼을 갖고 있었다. 동산고 시절에도 그랬고 프로에 온 이후에도 공을 손에서 놓는 순간 포수를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끝까지 보고 던지지 않다 보니 제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결국 넥센 코칭스태프는 김택형을 지난달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투구 폼 교정에 들어갔다.
아직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일단 교정 효과는 합격점이다. 지난 10일 광주 KIA전부터 끝까지 포수 미트를 바라보고 공을 던졌다. 불안했던 제구도 잡혀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고 5이닝 1실점 호투를 했다. 또 16일 목동 롯데전에서는 4사구 3개를 내줬으나 다시 한 번 5이닝 1실점 피칭을 하고 데뷔 후 첫 선발승을 올렸다.
김택형의 제구가 잡힌 비결은 특별한 훈련법에 있었다. 1군에서 함께 따라다니는 동안 손혁 투수코치의 집중 조련을 받았다. 목동구장 외야 펜스 광고판의 '잇츠 스킨', '대방건설' 글자 중 'ㅇ'을 10m 거리에서 맞히는 훈련을 했다. 또 집에서도 소프트볼을 들고 인형 맞히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 김택형이 맞히기 훈련을 한 외야 펜스 광고판.
손혁 코치는 "처음에는 폼을 안 건드리려고 했다. 투수는 원래 자기 폼으로 하고 싶어해 그대로 하라고 했는데 결과가 안 나오니 본인이 고쳐보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1군에서 데리고 다니면서 고쳤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고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목동 NC전에 선발로 나가 볼넷 4개를 허용한 뒤 본인 스스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본인이 재미있어 하고 바꾼 이후 첫 등판에서 제구도 잡히는 등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김택형은 "투구 폼을 바꾸니 컨트롤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김택형이 희망적인 투구를 펼쳤다. 손혁 코치와 교정 작업을 한 것이 효과를 봤다. 확실히 제구력이 나아졌다"고 칭찬했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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