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최고 권위인 베를린 필하모닉 차기 수석지휘자에 키릴 페트렌코(43) 바이에른 국립오페라 음악총감독이 선출됐다. 러시아 출신, 유대계로는 처음이다.
AP 등 주요 외신은 22일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들이 전날 투표로 페트렌코를 차기 수석지휘자로 뽑았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페트렌코는 올 2018년 계약이 만료되는 사이먼 래틀(60) 현 수석지휘자의 뒤를 잇게 됐다.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지휘자는 후보 없이 단원들의 추천과 투표로 선출한다.
페트렌코는 이날 베를린 필하모닉이 새 수석지휘자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는 불참하는 대신 성명을 통해 “수석지휘자의 책임감과 나에 대한 기대를 알고 있다”며 “뛰어난 오케스트라로 남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트렌코는 1972년 러시아 옴스크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바이올리니스트, 어머니는 음악학 연구가다. 열한 살 때 피아니스트로 정식 데뷔했으며 1990년 가족이 오스트리아로 이주하면서 빈 음악대학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페트렌코는 2001년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를 지휘하면서 처음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빈 국립오페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코벤트 가든 등 세계 유수 무대에서 지휘하며 단기간에 국제적 경력과 명성을 쌓았다.
단 3명만이 60년 동안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지휘자라는 직함을 달았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하 재임기간 1955∼1989년)과 클라우디오 아바도(1989∼2002년)에 이어 현 래틀 수석지휘자는 2002년 6월 계약이 끝난 아바도의 지휘봉을 같은 해 9월 넘겨 받아 지금껏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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