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중인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북한군 보위사령부 장교 출신 이철호(35)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서태환)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2008년 4월 경기 파주지역 군사분계선을 넘어 GP(최전방 경계초소)까지 걸어가 “국군 장병”을 부르는 이른바 ‘노크 귀순’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귀순 이후 종합편성채널에 자주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이씨는 2012년 11월 탈북자 A(29ㆍ여)씨와 결혼해 경기 평택에 정착, 아이까지 낳았지만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다. 2013년 벨기에 이민을 떠났지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탕진했고, 아내와의 관계까지 틀어져 이혼소송을 밟았다.
이씨는 소송 중이던 2014년 11월 경기 평택 자신의 집에서 A씨에게 재결합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아내의 목을 졸랐다. 이씨는 A씨가 질식해 쓰러지자 숨진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후 A씨는 의식을 되찾아 목숨을 구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아내인 피해자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봐도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원심 판단이 크게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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