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면적 줄인 데다 가뭄 겹쳐
정부, 22만톤 사들여 수급 조절
양파 가격이 5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지난해 양파 가격 폭락에 따른 재배 면적 축소에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면서다. 배추, 무, 마늘, 그리고 양파까지 수급난에 따른 농산물 가격 불안이 도미노처럼 번지는 양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9일 제3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주요 채소류 수급ㆍ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수급 대책을 논의했다고 22일 밝혔다.
무엇보다 양파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18% 줄어든 양파는, 고온과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4%(121만8,000톤) 감소할 전망이다. 양파의 1㎏당 도매 가격은 5월에는 731원으로 수급조절 매뉴얼에서 ‘중앙’ 단계였으나 6월초 811원(주의), 6월 중순 997원(경계)으로 꾸준히 올랐다. 1㎏당 도매가격이 1,051원이 된 지난 18일부터는 양파 수급조절 매뉴얼의 ‘심각’ 단계에 진입했다.
양파 가격 폭등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올 1월만 해도 과잉 생산으로 1㎏당 양파도매가격이 588원으로 급락해 농가들이 앞다퉈 재배 면적을 줄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양파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농식품부는 양파 값의 급격한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양파 계약재배 물량 22만톤을 확보해 7, 8월 수급을 조절하고, 저율관세수입물량(TRQ) 2만645톤 조기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뭄에 따른 생육 지연으로 배추와 무, 마늘의 수급도 여전히 불안하다. 배추 10㎏ 도매가격은 5월말 9,092원, 6월초 7,440원, 6월 중순 6,589원으로 5월 말에 비하면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봄 배추에서 고랭지 배추로 작형이 바뀌는 7월 이후부터는 가격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랭지 배추는 평년보다 재배면적이 5% 줄고, 가뭄으로 정식과 초기생육이 늦어지는 등 수급 불안 요인이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6월 중순 기준으로 감자(33.8%) 대파(52.0%) 양배추(64.7%) 등의 가격도 평년 대비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다만, 무 18㎏ 도매가격은 6월초 1만3,573원까지 올랐다가 6월 중순 1만2,363원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농식품부는 수급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이달 말까지 모종을 밭에 내다 심어야(정식) 할 고랭지 배추ㆍ무 재배 면적 3,596ha에 정식ㆍ파종을 마치도록 급수ㆍ관수 지원, 가뭄피해 작물에 대한 예비묘 생산ㆍ재정식 등을 지원한다. 또 가뭄 여파로 고랭지 채소 출하량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봄 배추 5,000톤과 무 3,000톤을 수매 비축하는 등 추가 공급물량도 확보할 예정이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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