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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우리에겐 응원이 필요합니다

입력
2015.06.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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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리그 팀 50여개 한국은 7개, 등록선수도 8만400명 : 1765명

평가전 등 대표팀 운영·지원도 큰 차

저변 확대·선진 프로그램 도입 등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해야 할 적기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2일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프랑스와 16강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응원단의 격려 속에 경기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몬트리올=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2일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프랑스와 16강전에서 0-3으로 패한 뒤 응원단의 격려 속에 경기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몬트리올=연합뉴스

"3-0은 큰 점수 차다. 그러나 여자축구 저변을 고려하면 크다고도 볼 수 없다."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은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프랑스전 대패 이유를 양국의 축구 저변에서 찾았다.

22일(한국시간) 열린 한국-프랑스의 대회 16강전은 프랑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브라질의 개인기와 스페인의 '티키타카(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전술)', 독일의 조직력을 합쳐놓은 게 프랑스 여자축구였다.

스피드와 몸싸움 등 운동능력의 차이는 분명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기본기였다. 드리블과 패스, 볼 트래핑, 슈팅 등 모든 기본기에서 프랑스 선수들이 한 수 위였다. 게다가 조직력까지 완벽해 한국은 지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기본기의 차이는 축구 저변의 격차에서 비롯된다. 프랑스와 한국 내 여자축구 등록선수는 각각 8만4,000명과 1765명(2014년 12월 기준)이다. 프랑스는 여자축구리그 1부(12개)와 2부(36개)팀 수만 50개에 가깝지만, 한국은 초·중·고·대학·실업팀 수를 모두 합쳐도 76개에 불과하다.

대표팀 평가전 실시에서도 차이가 난다. 프랑스는 정기 평가전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고 약점을 보완해왔다. 반면 한국은 그런 체계가 없다. 윤덕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2년 12월27일 이후 대표팀은 두 차례씩 키프로스컵과 중국 4개국 초청대회에 나섰다. 이외에는 국제 대회를 한두 달 앞두고 비정기적으로 몇 차례 평가전을 열었을 뿐이다.

같은 동아시아 지역의 일본도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일본 내 여자축구팀은 1,409개, 등록된 선수는 3만243명이다. 일본은 튼튼한 기본기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여자월드컵에서 2011년에 이어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여자축구의 저변 확대 계획은 최소 4년 이상의 장기적 관점에서 수립돼야 한다. 프랑스의 경우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 결과 등록선수가 2011년(5만4,482명)보다 약 3만 명 늘어났다.

대표팀 운영도 마찬가지다. 감독과 참모진의 발탁 등은 길게 보고 이뤄져야 한다. 독일 남자축구의 요하임 뢰브 감독이 성공 사례로 꼽힌다. 유로 2004 토너먼트 진출 실패 후 변혁을 추구한 독일은 뢰브 당시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하고 8년간 아낌없이 지원했다. 결과는 유로 2008 준우승, 2010 남아공 월드컵 3위, 유로 2012 4강,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으로 나타났다.

빠른 시일 내에 '데이터 축구'를 도입해 '지피지기(知彼知己)'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같은 조의 모든 팀들을 상대로 고전했다. 특히 코스타리카전에서 경기 막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한 것은 불안요소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탓이다.

이미 독일 축구계는 'SAP 매치 인사이트(Match Insights)라는'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성적 향상 효과를 봤다. 한국 남자축구에도 '데이터 분석'이 일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자축구는 사정이 열악하다. 이를 통하면 자국 선수들의 운동량, 운동능력 등은 물론 상대 선수들의 경기 패턴 등도 한 눈에 알 수 있어 승리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장기적으로 축구 저변의 확대를 꾀하는 동시에 단기적으론 과학적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선수들의 현재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점. 이번 월드컵이 한국여자축구에 던진 메시지이다.

사진=한국 여자축구대표팀(KF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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