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양현종.
특급 에이스로 진화한 양현종(27ㆍKIA)이 등판할 때마다 이제 관심사는 평균자책점을 얼마나 더 끌어내릴지에 쏠린다. 양현종은 21일 광주 kt전에서도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아 시즌 평균자책점을 1.37까지 끌어내렸다. 양현종 외엔 2점대 평균자책점도 유희관(2.85ㆍ두산)뿐으로 타고투저의 KBO리그에서 독보적인 짠물 피칭이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이 기록한 마지막 1점대 평균자책점(1.82)을 넘어 역대로도 손꼽히는 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995년 선동열(1.71ㆍ당시 해태)을 시작으로 96년 구대성(1.88ㆍ당시 한화), 97년 김현욱(1.88ㆍ당시 쌍방울), 98년 정명원(1.86ㆍ당시 현대)까지 90년대 중반까지는 전문 선발투수가 아니면서도 규정이닝을 넘기면서 1점대를 찍은 선수가 매 시즌 나왔다. 지금 양현종의 페이스라면 95년 선동열의 기록까지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이 부문 역대 최저 기록은 선동열의 93년 0.78이다. 0점대 평균자책점은 사실상 현대 야구에서는 불가능한 꿈의 기록으로 양현종이 95년 선동열의 1.71만 넘어서도 무려 20년 만에 최저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지난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이 무산되면서 상심이 컸던 양현종은 오히려 불안했던 제구력까지 보완해 최고 투수로 올라섰다. 짠물 투구는 5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5월23일 광주 삼성전을 시작으로 29일 광주 NC전, 그리고 6월4일 잠실 두산전 완봉승까지 3경기에서 한 점도 내 주지 않는 등 25이닝 연속 무실점 쾌투를 했다. 지난 10일 넥센전에서 6⅔이닝 2실점했지만 16일 잠실 LG전에서 다시 6이닝 무실점, 21일 kt전에서 무실점으로 무시무시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15차례 등판 가운데 13번이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으며 투구 이닝도 98⅔이닝으로 LG 소사(99⅔이닝)에 이은 2위로 올라섰다. 양현종은 "평균자책점보다 이닝 수를 늘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지만 지금과 같은 무결점 피칭을 이어간다면 많은 이닝을 소화할수록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