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LG 감독은 올 시즌 최승준을 개막전 4번타자로 기용하는 등 신예 선수 육성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절반의 성공으로 평할 만한 선수는 양석환 정도다.
두드러지진 않지만 소리 없이 1군에서 실력으로 버티고 있는 선수는 또 있다. 백창수(27)는 간간이 주어지는 타석을 놓치지 않고 인상적인 타격을 하며 양상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잠실 KIA전 멀티히트(3타수 2안타)를 시작으로 18일 KIA전과 19일 목동 넥센전까지 안타를 이어갔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3할1푼3리(16타수 5안타)다. 내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하고 타격에 소질이 있는 백창수에 대한 구단의 평가도 좋다. 박용근을 kt로 트레이드할 때도 비슷한 스타일의 백창수는 트레이드 불가 선수로 분류했다.
2008년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해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내던 백창수는 2011시즌을 마친 뒤 경찰야구단에 입대했다가 2013년 제대해 지난해 복귀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김기태 당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역시 백창수에 대해 하드웨어가 좋고 기본기를 잘 갖춰 조금만 다듬으면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했다.
백창수는 그러다 조계현 수석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시즌 중반부터 중용돼 소중한 1군 경험을 했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한 경기도 꽤 있었으며 외야수로서도 종종 기막힌 수비 실력을 선보여 코칭스태프를 놀라게 했다. 2군 경기를 치르다 코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지만 절치부심한 백창수는 올 시즌 주전들의 부상으로 어렵게 찾아 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근성을 보여주고 있다.
백창수는 "매 타석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서고 있다"면서 "절박한 심정으로 야구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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