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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지원 1위' 유희관, 야수들은 왜 그를 좋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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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지원 1위' 유희관, 야수들은 왜 그를 좋아할까

입력
2015.06.22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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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두산 유희관(29)은 '잠실 사나이'다. 올해 등판한 잠실 10경기에서 8승1패,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했다. 그는 현재 잠실 8연승, 홈 7연승 중이다. LG 에이스 소사가 잠실 11경기에서 4승4패를 거둔 점을 볼 때 두산 에이스는 넓은 잠실 구장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안다.

유희관은 유독 잠실에서 강한 점에 대해 "야수들을 믿고 던질뿐"이라고 했다. 그는 "타 구장에서는 간혹 빗맞은 타구도 홈런으로 연결되지만 잠실에선 그런 일이 없다. 좀더 여유를 갖고 던지려고 한다"며 "홈이니 아무래도 편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희관이 홈 팬들 앞에서 또 한 번의 환상적인 투구를 했다. 그는 지난 21일 잠실 롯데전에서 8이닝을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올 시즌 KBO리그 토종 투수로는 최초로 10승 고지에 올랐다. 삼성 피가로(10승3패)와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유희관은 특히 두산 왼손 토종 투수로는 최초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성공하며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날 유희관은 특유의 완급 조절도 좋았지만, 야수들이 화끈한 득점 지원과 철벽 수비를 보인 덕에 편안히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 세 차례나 엄지를 치켜드는 '따봉' 세리머니를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첫 장면은 2-0으로 앞선 3회였다. 1사 후 상대 8번 백민기가 때린 타구를 2루수 오재원이 넘어지면서 포구했고, 앉아 있는 상태로 1루에 던져 투 아웃을 만들었다. 6회에는 유격수 김재호가 역시 백민기의 안타성 타구를 백핸드로 잡아 1루에 정확히 뿌렸다. 계속된 2사 1루에서는 중견수 정수빈이 아두치의 정타를 펜스에 부딪히며 낚아챘다.

야수들은 타석에서도 화끈했다. 상대 에이스 린드블럼을 맞아 1회부터 2점을 뽑아내더니 3회 2점, 5회 1점 등 클리닝타임 이전에만 5점을 올려 승기를 잡았다. 내친 김에 두산 야수들은 뒤이어 나온 롯데 불펜 투수들도 두들겼고, 총 16개의 안타로 시즌 첫 번째 선발 전원 안타까지 기록했다. 이처럼 두산은 유희관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평균 4.64점의 득점 지원을 해주고 있다. 리그 선발 투수 가운데 이 부문 1위다. 오죽했으면 장원준(두산•2.42점)이 유희관에게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바꾸자. 네가 던지는 날 유독 점수가 많이 난다"고 부러워했을까.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런 현상에 대해 "유희관의 빠른 템포 덕분이다. 볼넷이 없고 경기가 늘어지지 않기 때문에 야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같은 맥락으로 수비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야수들은 타석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유희관은 야수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투수"라고 분석했다. 유격수 김재호도 "기본적으로 뜬공보다는 땅볼이 많은 투수다. 볼넷이 적고 공격적인 투구를 하기 때문에 야수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느덧 시즌 평균자책점을 2.85까지 떨어뜨린 유희관은 "올해는 가급적이면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려 더 신경 쓰고 있다. 주자만 없다면 힘을 빼고 던져 맞혀 잡는 투구를 하고 있다"면서 "최고의 야수들이 뒤에 있는데 너무 어렵게 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10승으로 자부심과 책임감이 생긴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두산 유희관.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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