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팬들 사이에서 최정(28) 걱정은 '가장 쓸 데 없는 걱정'이라고 불렸다. 때가 되면 알아서 잘한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하지만 올해 조금씩 믿음에 대한 균열이 보였다. 시범경기부터 허리와 손목이 안 좋았고 개막 이후에는 팔꿈치, 어깨 등에 통증을 호소했다. 몸이 완전치 않으니 선수 스스로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이는 극심한 슬럼프로 이어졌으며, 결국 지난달 27일 2군에 내려갔다.
◇SK는 건강한 최정이 필요하다
공교롭게 최정이 2군에 갈 때 외야수 김강민(33)이 무릎 부상을 털고 복귀했다. 둘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나란히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대박 계약'을 하고 잔류했다. 최정은 4년간 86억원, 김강민은 4년간 5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강민은 복귀 당시 "팬들은 건강한 김강민보다 야구 잘하는 김강민을 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강민의 말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 최정에게 적용되는 우선 조건은 '야구 잘하는' 최정보다 '건강한' 최정이다. 최정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타율 3할-20홈런을 달성했다. 꾸준함의 상징이었던 그는 지난해에는 내내 부상에 시달렸고 4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막판에는 햄스트링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런 아쉬움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최정은 올해 초 시무식에서 "못하더라도 차라리 안 아픈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용희 SK 감독의 지론도 같았다. 김 감독은 "뛰지 못하는 3할 타자보다 뛸 수 있는 2할5푼 타자가 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정 "이제 아픈 곳 없다. 관리 잘 하겠다"
최정은 2군에서 충분한 휴식과 재활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 올렸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2군 경기에 나갔지만 등 뒤쪽에 담이 올라오는 증세를 느껴 다시 쉬었다. 그리고 16일부터 21일까지 5경기 연속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2군 성적은 8경기 출전에 타율 0.286(21타수 6안타) 1홈런, 2루타 3개, 4타점 5득점 5사사구 2삼진. SK는 22일 최정을 1군 엔트리에 재등록했다.
최정은 "몸 상태는 이제 특별히 아프거나 그런 곳은 없다"며 "타격은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수비는 크게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2군에서도 감을 잘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동안 팀에 큰 보탬이 못돼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아프지 않도록 관리 잘 하고 팀에 많은 도움이 되기 위해 타격에 좀 더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SK 최정.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