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이후 상호방문 없어
10월 관함식 계기 개최 가능성
한일 외교장관이 21일 도쿄에서 회담을 가지면서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상호 방문을 통한 연쇄 장관회담 일정이 일단락됐다. 이제 남은 국방장관회담이 언제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날 한일 외교장관은 회담 1시간20분, 만찬 1시간20분 등 2시간40분을 할애했다. 앞서 양측이 유엔총회 등 국제회의를 계기로 수 차례 만났지만 회담시간이 채 30분을 넘기지 못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서로가 충분하게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일 양국은 4월 21일 관광장관회담에 이어 지난달 23일에는 재무장관회담과 통상장관회담을 잇따라 열었다. 3차례의 장관급 회담도 모두 도쿄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국방장관회담은 지난달 30일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것이 전부다. 그나마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이 열리기 직전에 마련한 자리였다. 2011년 1월 서울에서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이 만난 이후 양국 국방 수장들의 상호 방문은 4년 5개월 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미국, 중국의 국방장관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을 오갔다.
그 사이 한일 국방당국간에는 묵은 현안이 쌓였다. 특히 정부는 미일 방위지침 개정에 따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시나리오를 확실히 매듭짓고 싶어하고, 일본은 2012년 무산된 정보보호협정 체결 문제를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는 북한의 도발위협에 맞서 공동대응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때문에 조만간 한일 국방장관도 한국이나 일본에서 회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팽배하다. 특히 한일 국방장관은 지난 싱가포르 회담에서 올 하반기에 한국이나 일본에서 후속 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외교가에서는 10월 요코스카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우리 함정이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참가할 예정이란 점을 근거로 그 전후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군 관계자는 “윤병세 장관이 먼저 일본을 찾아 물꼬를 텄기 때문에 한일 어느 쪽이든 국방장관이 상대국을 방문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측은 미야가와 타다시 방위성 정보본부장을 내달 한국에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달 15일부터 사흘간 방한하려다 우리 국방부의 브리핑 과정에서 일정이 공개되자 일본 측이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취소한 행사다. 다시 열리는 한일 국방정보본부장 회담에서 일본측이 요구하는 정보보호협정 체결 문제가 얼마나 다뤄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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