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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열정, 메르스, 무리수" 유승준의 자충수

입력
2015.06.2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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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나의 너보다 소중한 것이란 건 내게 있을 수 없어. 널 사랑해. 너의 모든 걸 나 영원토록 끝을 알수 없도록.’

가수 유승준(39·미국명 스티브 유)의 히트곡 ‘열정’의 가사다. 유승준에게 ‘열정’은 ‘가위’와 ‘나나나’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노래다. 그를 1990년대 후반 톱스타로 만드는 데 그만큼 공이 큰 노래다. 그는 현란한 발놀림을 바탕으로 한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인기를 이끌었다.

그런 유승준이 지나친 열정으로 발목을 잡혔다. 국방무와 병무청이 지난달 “유승준의 입국 금지 해제는 없다”고 못을 박았는데도 메르스로 어수선한 시기에 다시 입국 얘기를 꺼내 눈총을 받은 것이다.

지난달 무릎을 꿇고 병역 회피에 대해 사죄한 유승준의 ‘귀국 열정’은 식지 않았다. 유승준은 20일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꿈꾸고 있습니다’는 글을 올려 귀국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꼭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을 덧붙이며 재기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달 말 메르스가 터지니 조용하다 이제 진정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소식이 나오니 다시 나왔다’는 의견이 많다. 관련 기사에 달린 ‘메르스가 진정되는 게 보이나 보지’(srsl***)란 댓글에는 무려 2,000여명의 네티즌이 공감을 표해 유승준의 입장 표명에 반감을 보였다. ‘그 끈기로 군대를 포기 하지 말지 그랬나’(victo***, MughalEmp***) 등의 냉소 섞인 글도 쏟아졌다.

유승준은 앞서 지난달 19일과 27일 인터넷 방송으로 두 차례 “자식들에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다”고 눈물을 쏟으며 한국에 들어오려 거듭 입장 표명을 해왔다. 그러다 같은 달 말에 메르스 감염 사태가 악화한 뒤부터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그의 입국과 그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 구설에 오르는 일을 자처했다. 유승준은 지난달 20일 웨이보에 ‘고백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터넷 방송 관련 심경글을 올린 뒤 딱 한 달만인 20일 관련 글을 올려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유승준은 2002년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후 지금까지 해외에서 활동하며 두 아들을 낳아 아무렇지 않게 지내왔다. 그런 유승준이 13년 만에 자식을 내세워 감정에 호소하며 입국을 바라는 그만의 열정은, 16년 전 발표된 노래의 ‘열정’과 공감의 온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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