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가 신용회복을 위해 납부한 돈을 빼돌린 새마을금고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회계장부를 조작해 공금 2억3,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업무상 횡령)로 새마을금고 지점 과장 A(37)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가짜 출금전표를 만들어 장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신용불량자들이 신용회복을 목적으로 새마을금고에 납부한 돈 3,800만원을 가로챘다. 신용불량자들은 총 채무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납부하면 전체 채무를 탕감해 주는 신용회복제도에 따라 매달 수십만원씩 돈을 갚았지만 A씨가 납입금을 결손 처리하는 바람에 신용불량 상태가 지속됐다.
그는 전통시장에서 사용되는 온누리상품권 유통 방식의 허점도 악용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상인들이 상품권을 금융기관에 제출하면 은행 등이 먼저 선지급한 후 상인연합회로부터 해당 금액을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운용되는데, A씨는 중간에서 별도의 계좌로 돈을 송금받아 1억9,300여만원을 빼돌렸다.
조사 결과 A씨는 2007년 12월 교통사고를 내 합의금으로 4,000만원이 필요하자 공금에 손을 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횡령 사실 일부가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으나 피해 금액을 전액 배상할 경우 형사고발되지 않는 규정에 근거해 법망을 피하게 되자 범행을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해 새마을금고를 관리하는 행정자치부에 관련 규정의 개선을 요청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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