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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때문에… 발 묶인 기숙학교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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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때문에… 발 묶인 기숙학교 학생들

입력
2015.06.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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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귀가일에도 집에 못가고

학부모 상담·면회까지 금지돼

"선생님들 출퇴근하고 있는데…"

학생들 볼멘 목소리도 무성

자율형 사립고인 서울 하나고 학생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지난 5일한 달에 한 번뿐인 귀가 기회를 놓쳐야 했다.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이다 보니 메르스 전파를 우려한 학교가 학생들의 귀가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학교는 방과후수업 강사의 출입과 학부모 상담까지 막을 정도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했다가 개인물품 조달 차질 등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자 19일 귀가를 허가했다.

대신 학교는 전체 학생들의 집에 전화해 가족 중 격리자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21일 학교로 돌아오는 학생들의 동선을 일일이 확인하고 발열 여부를 검사했다. 이 학교는 학부모 상담과 면회는 여전히 불허하고 있다.

메르스가 일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 2박3일 단위로 집을 방문하는 기숙학교ㆍ학원 학생들의 발도 묶었다. 학부모들은 학교의 귀가 제한조치를 이해한다는 반응이지만 일부 학생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경남외고도 12일 학생들에 귀가 금지령을 내렸다가 19일 해제했다. 경남 창원시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창원지역 학생들의 귀가에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 다니는 1학년 자녀를 둔 박주영(46)씨는 “학교에서 기침 한 번만 해도 보건실에서 체온을 잴 정도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면서 “아직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아 일부 반발이 있더라도 학교의 제한조치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위치한 기숙학원들도 이달 외출과 학부모 면회를 금지하기로 속속 결정하고 있다.

남양주시에 위치한 한 학원 관계자는 “28일로 예정된 귀가를 미루기로 했다”며 “메르스 상황이 종료돼야 귀가와 면회 금지령을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얼굴을 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대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학교ㆍ학원의 조치를 이해한다는 반응이다. 한 학부모는 “귀가를 손꼽아 기다려와 아쉽지만 제한조치에 불만은 없다”며 “(아들이) 부탁해 놓은 사전과 텀블러 등을 택배로 부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완전한 격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귀가만 제한하는 데 대해 불만을 내비쳤다. 지난 5일 귀가 금지령을 내렸다가 12일 해제한 경기도 모 외고에 다니는 윤모(18)양은 “학생들만 기숙사에 남겨놓고 선생님, 급식ㆍ청소 도우미 분들은 출퇴근을 해 의아했다”며 “주말에 학원에 가지 못하니 학습진도나 학원비에 대한 불만도 많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경기 지역의 메르스 확산세가 잠잠해지자 귀가제한을 푼 뒤 학생들이 돌아올 때 개인물품 소독과 체온검사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김연수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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