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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진 감염도 최대 삼성서울병원, 기막힌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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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진 감염도 최대 삼성서울병원, 기막힌 원인

입력
2015.06.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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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산시 수영구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이 진행 중이다. 이 학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탓에 휴업했다가 이날부터 수업을 재개했다. 연합뉴스
22일 부산시 수영구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이 진행 중이다. 이 학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탓에 휴업했다가 이날부터 수업을 재개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발생이 진정세에 접어든 가운데서도 의료진의 감염은 계속 늘어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어제까지 메르스 확진자 169명 중 의료 종사자는 32명으로 18.9%를 차지한다. 환자와 접촉이 많은 업무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5명 중 1명 꼴로 감염된 것은 지나치게 높은 수치다. 의료진에 대한 국내 병원의 미흡한 감염 관리 실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더 기막힌 것은 의료진 감염자 상당수가 국내 최고병원인 삼성서울병원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의료진은 현재 12명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9명이고 나머지는 방사선사와 응급실 이송자 등이다. 다른 병원의 의료진 감염자는 대개 1~2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놀랍다. 보건당국은 며칠 전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진 개인보호장구 착용이 미흡해 시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메르스와 관련해 레벨D급에 준하는 보호장구(전신방호복ㆍ안면보호구ㆍ장갑 등)를 착용하도록 지침을 내렸으나 보호구 중 일부만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병원 방사선사와 간호사 모두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못해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방역 관리 실패로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된 것도 모자라 허술한 보호구만 입혀 메르스 최일선으로 내보낸 병원 당국의 무책임과 무신경은 기가 막힌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진자 진료 필수 시설인 정식 음압 병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급 환자 발생시 음압 병실이 아닌 곳에서 치료하면 의료진과 다른 환자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감염병 치료에 필요한 음압 병실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가 고비용에 수익이 적기 때문이라는 데는 할 말을 잃게 된다.

메르스 의료진의 사투는 눈물겨울 정도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버티는 의료진에게 격려와 지원은 해주지 못할 망정 최소한의 시설과 보호장구도 갖춰주는 못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부족한 방역 전문인력이 더 이상 손상을 입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삼성사장단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메르스 확산 책임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로만 끝낼 일이 아니다.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사태 확산 배경으로 공공보건보다는 수익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풍토가 작용했다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내 최고병원으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영리보다는 국민과 의료진의 안전과 생명을 더 중시하는 신뢰의 병원으로 거듭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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