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확실히 1번 타자감은 아니었다. 시즌 초반 공수주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짐 아두치(30ㆍ롯데)가 2번으로 내려간 뒤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도 타순 변경 후 어느 정도 짜임새가 생기며 한숨 돌렸다.
아두치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동안 컨택트 능력과 장타 능력을 겸비해 주목 받았다. 타구 방향이 부챗살을 그리는 데다 간간이 담장도 넘겨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우뚝 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허리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 스윙 스피드가 떨어지고, 나쁜 공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톱타자답게 출루를 목표로 삼아야 하지만 무조건 치려고 하며 22일 현재 볼넷(22개)보다 삼진(56개)이 배 이상 많다.
참다 못한 이종운 롯데 감독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집중력이 좋은 정훈을 1번으로, 아두치를 2번으로 옮겼다. 손목 부상 중인 손아섭이 돌아올 때까지 일시적으로 가동하는 타순이다. 그 결과 아두치가 그나마 살아났다. 2번 타자로 들어선 34번의 타석에서 32타수10안타, 타율 3할1푼3리에 2홈런 5타점으로 시즌 초반 뿜어낸 위압감도 서서히 생기고 있다.
아두치는 기본적으로 주자가 있어야 잘 친다. 1번 타자로 나섰을 때 주자가 없으면 2할1푼2리(85타수 18안타), 주자가 있으면 타율이 3할4리(46타수 14안타)였다. 2번 타순에서 역시 주자 있을 때 5할(10타수 5안타)의 타율로 맹타를 휘둘렀다. 결국 1번 정훈이 출루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2번 아두치의 방망이도 더 야무지게 돌아갈 수 있다.
아두치도 "야구에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지 않느냐"고 2번타순에서의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고 밝히며 "부진은 언제나 시즌을 치르며 경험하는 과정이다. 항상 더 나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이 좋지 않지만 팀 분위기가 가라앉지는 않았다. 앞으로 기대해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사진=롯데 아두치.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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