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A조 제2국
백 이동훈 3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10 이세돌이 1로 패를 따내서 본격적인 패싸움이 시작됐다. 하지만 백의 부담이 너무 크다. 흑은 패를 져도 별 손해가 없지만 백은 대마의 생사가 걸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은 일단 자체 패감을 이용해서 최대한 패를 버티다가 적당한 시기에 흑의 패감을 받지 않고 패를 해소해 대마를 살려야 한다. 따라서 흑이 패의 대가로 어디서, 얼마나 이득을 취할 것인가에 이 바둑의 승부가 달렸다.
패싸움의 와중에서 이동훈이 멋진 수순을 선보였다. 이세돌이 5로 패감을 썼을 때 재빨리 6으로 단수 쳐서 7로 잇게 한 다음 8로 응수한 게 기민했다. 이 교환으로 인해 다음에 백의 패감이 두 개(10, 16)나 더 생겼으니 상당한 이득이다. 이후 두 선수가 한참 동안 치열하게 패싸움을 벌였는데 백이 24로 패를 되따내자 흑도 다음 패감이 마땅치 않다. (4 12 18 24 … △, 9 15 21 … 1)
이세돌이 한참 바둑판을 둘러보다 참고도 1로 패감을 쓰자 이동훈이 더 버티지 못하고 2로 이어서 대마를 살렸다. 하지만 3, 5로 뚫려서 상변 백집이 크게 부서졌다. 이래서는 다시 형세가 역전돼 흑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졌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