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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사우디, 이란 반정부 여론 확산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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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사우디, 이란 반정부 여론 확산 모색”

입력
2015.06.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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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사우디, 이란 반정부 여론 확산 모색”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예고한 대로 사우디 외교 공관이 본국에 보고한 6만1,195건에 달하는 외교 전문을 1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외교 전문을 해석한 AP통신에 따르면 일시가 기록되지 않았지만, 이란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엔 이란 내 반(反)정부 여론을 확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앙숙’ 관계인 양국의 갈등을 그대로 반영했다.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이란 내 반정부 여론을 ‘이란 시민의 좌절과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으로 칭하면서 인터넷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이런 불만을 외부에 노출하는 방법을 본국에 제안했다.

이란에선 2009년 강경 보수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정부 운동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국제적인 반이란 여론 형성을 위해 이란 밖에 있는 반정부 인사와 조율해 이란 정권의 고문을 널리 알리는 사진 전시회를 여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란 핵문제와 관련, “이란의 핵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는 보증만 얻는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안을 ‘장난같은 메시지’라고 깎아내리면서 이를 보증하는 주체로 러시아를 유력한 후보로 지목했다.

2012년 작성된 외교전문엔 아랍에미리트(UAE)를 러시아와 이란이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도뭉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이란 전투기가 남수단을 폭격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2011년 ‘아랍의 봄’으로 퇴출된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안전을 위해 걸프 지역 국가들이 100억 달러를 준비했으며, 당시 권력의 중심이었던 무슬림형제단이 이 돈과 무바라크 석방을 교환하는 데 동의했다는 익명의 이집트 관리의 전언도 외교 전문에 담겼다.

AP통신은 또 외교 전문 중 2009년 사우디 공주 중 한명인 마하 알이브라힘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리무진을 대여한 뒤 사용료 140만 달러를 미납한 청구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렌터카 회사는 제네바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 미납액을 청구하자 마하 공주는 액수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면서 대사관에 이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렌터카 회사 측은 AP통신에 “결국 미납 사용액이 모두 납부됐다”며 “우리는 ‘명백한 이유’로 그 집안과 더는 거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날 공개된 외교 전문의 진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자국민에 “폭로된 정보는 허위일 수 있고 사우디를 해하려는 목적이므로 접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위키리크스는 앞으로 수주간 사우디 외교 전문 50만 건을 순차로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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